산 첩첩 위태로운 사랑 데리고 끊어졌다 이어진 산짐승 발자국 따라 다시 눈 첩첩 그 속에 갇혀 헤매다 이따금 울리는 범종 소리에 다행히 빈 절집은 아닌 것 같다며 궁극에는 우리 사랑도 저럴 수만 있다면 당신이 말씀하셨던가요, 내게 종각에 말없이 앉아 먼 데 눈 길 주다 가만히 흔들리는 것이 당신 어깨만은 아니어서 헝클어진 머릿결 사이로 설핏 스쳐 보이던 물기가 언 볼을 타고 흘러 내리기도 하던 것이였습니다 그 침묵의 깊이가 참으로 무량도 하였습니다 바람 첩첩 끝내 아무 답도 주질 못하고 돌아 나오다 올려다 본 절집 아 이름마저 위태로이 뜨인 돌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