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198

오늘의일기

손주봐주기 손주를 봐주기로 약속된날 은채가 유치원에서 버스에서 내리는 시간에 마중을 가니 나를 보자마자 대성통곡을 한다 왜 할머니가 나왔냐고 하면서 ..... 아침에 엄마가 데려다줘서 오후에도 엄마가 나올줄 알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소리를 내어 울면서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 엄마가 그렇게 좋을까 ? 하긴 나도 어린 시절에는 그랬다. 지금은 엄마가 네곁에 없고 먼곳에 계셔도 난 잘살고 있다. 은채 너도 그런 날이 올꺼다. 우는 은채를 달래기 위해 롯데 마트를 가자고 했더니 흔쾌히 따라 나선다. 마트를 가기위해 내려선 지하차도 안에서 예쁜 그림들 앞에서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니 요로콤 포즈를 잡는다. 이쁜짓 하면서 ...... 은채 반바지 웃옷 그리고 가방까지 70000원 들었다. 집에오니 기분이 ..

나의 하루 2023.06.14

유월의 독서 - 박준

그림자가 먼저 달려드는 산자락 아래 집에는 대낮에도 불을 끄지 못하는 여자가 살고 여자의 눈 밑에 난 작고 새카만 점에서 나도 한 일 년은 살았다 여럿이 같이 앉아 울 수도 있을 너른 마당이 있던 집 나는 그곳에서 유월이 오도록 꽃잎 같은 책장만 넘겼다 침략과 주름과 유목과 노을의 페이지마다 침을 묻혔다 저녁이 되면 그 집의 불빛은 여자의 눈 밑 점처럼 돋아나고 새로 자란 명아주 잎들 위로 웃비가 내리다 가기도 했다 먼 능선 위를 나는 새들도 저 눈 속 가득찬 물기들을 그빛을 보며 말려갔겠다 책장을 덮어도 눈이 자꾸 부시던 유월이었다

감성충만 시 2023.06.11

청매화 - 박규리

다른 길은 없었는가 청매화 꽃잎 속살을 찢고 봄날도 하얗게 일어섰다 그 꽃잎보다 푸르고 눈부신 스물세살 청춘 오늘 짧게 올려 깍은 머리에서 아직 빛나는데 네가 좋아하는 씨드니의 푸른바다도 인사동 네거리의 생맥주짐도 그대로다 그사람 떠나고 다시 꽃핀 자리마저 용서했다더니 청매화 꽃잎 꿈결처럼 날리는, 오늘 채 여물지도 않는 솜털들을 야무지게 털어내다니 정말 다른 길 없었더냐 새벽이면 동학사로 떠날 이른 봄 푸른 이끼 같은 아이야 여벌로 장만한 안경과 흰 고무신 한 켤레 머리맡에 챙겨놓고 잠든 너의 죄 없는 꿈을 마지막으로 쳐다보다 눈부시도록 추울 앞날을 위해 이 봄날, 떨리는 손으로 두툼한 겨울 내복 두벌 가방 깊숙이 몰래 넣었다 이른 봄 푸른 이끼 같은 아이야 이 봄날 꽃길처럼 부디 그대의 앞길도 눈이 ..

감성충만 시 2023.05.29

잘지내고 있어요 - 목필균

그리움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 안부를 묻게 한다 물음표를 붙이며 안부를 묻는 말 메아리 없는 그리움이다 사랑은 어둠 속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 안부를 전하게 한다 온점을 찍으며 안부를 전하는 말 주소 없는 사랑이다 안부가 궁금한 것인지 안부를 전하고 싶은지 문득 문득 잘지내고 있어요 ? 묻고 싶다가 잘지내고 있어요 전하고 싶다

감성충만 시 2023.05.29

한 호흡 - 문태준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고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우고 피어난 꽃은 한 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 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고 부르자 꽃나무 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 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 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 처럼 그 홍역 같은 삶을 한호흡 이라 부르자

감성충만 시 2023.05.29

광양여자 2 - 이대흠

쓸쓸함이 노을 든 억새꽃 같은 여자와 살고 싶었네 쭈구러지기 시작한 피부에 물고기 눈처럼 순한 눈망울을 끔벅거리는 여자 산죽처럼 서걱거리는 연애로 청춘을 다 탕진하고 세상 밖으로 가는 길을 손목에 새기려 했던 여자 나는 맹감잎 같은 귀로 그녀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지만 어쩌지 못한 가시가 그녀를 다치게 하였네 사랑한다 말하면 밤 뜸들일때의 숯불처럼 자분자분 끓어오르는 여자 그여자를 생각하면 분홍이나 노랑이라는 단어가 떠올라서 외풍 심한 겨울밤에도 마음 한쪽에 아랫목이 생겼네 연두 뚝뚝 떨어질 듯 연한 감잎처럼 순한 귀를 가진 여자 그여자와 어느 산 아래 흙집 지어 살림차리고 찰방거리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주고 소꼴을 베러 새벽이슬 깨뜨리며 바지게 지고 들로 나가리 익은 낫질에 후딱 오른 한 바지게 풀짐에선..

감성충만 시 2023.05.28

오늘의 일기

봄이 와서 꽃이 핀것이 아니라 꽃이 피어서 봄이 온것이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다 나의 봄은 언제 오려나 블로그에 매일 일기를 쓰기로 했건만 게으름과 나태가 나의 친구가 되었다 우울과 외로움 고독이라는 단어를 자주 입에 올리고 열정과 기쁨과 희열이라는 감정과 이별 하고 살았다 왜 그러지 무엇 때문이지 정확한 이유가 뭔지도 모르고 작년부터 시작된 이 감정의 쓰나미를 어떻게 밀어내야 할지 몰라 힘들어 하고 있다. 봄은 오고 있는데 나는 아직 봄이 아니다 시청에서 여권 갱신하고 나온던 길에 내 눈에 작고 여린 냉이꽃이 보였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게 보이는 냉이꽃 사랑이와 산책중 만난 좋은 글귀 부송 도서관 뒤뜰에도 매화꽃이 피었다 겨울을 이겨낸 장한 꽃이다 나의 봄도 지금 어느 벌판을 지나 달려 오고 있을것이다...

나의 하루 2023.03.16

오늘의일기

요양원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단호박전과 두부전을 부쳐먹는 전부치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각층 프로그램실에서 바로 바로 부쳐서 따뜻하게 먹으니 너무 좋다고 하시면서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과 덕분에 우리도 따끈따끈한 전을 맛있게 먹었다. 전은 금방 부쳐 먹어야 최고로 맛있다. 단호박전보다는 두부전이 더 맛있다. 어르신들은 보통 세접시씩 드신다. 갈은식에 죽을 드시는 어르신들도 어쩜 그리도 맛있게 드시는지 ..... 평소에 갈은식에 죽만 드셨는데 걱정도 조금은 되었지만 그래도 맛있게 별탈없이 잘드셨다. 자주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요양원에 진달래가 피었다. 참꽃이라고 하지 이꽃잎을 따서 화전도 부쳐야지 ..... 산수유도 흐드러지게 피었다. 봄 봄 보러 가야지 그래야 봄이지 ..... 그런데 왜 이렇..

카테고리 없음 2023.03.10

오늘의일기

봄이 오고 있다. 무기력과 좌절 우울감이 나를 감싸고 있는 동안 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경칩도 지나고 아파트 베란다 너머로 봄의 기운이 몽실몽실 올라온다. 커튼을 젖히고 금전수 뱅갈고무나무 여인초 긴기와난에 물을 흠뻑 주었다. 그리고 광합성 작용을 하라고 창가로 자리를 옮겨주었다. 무선 청소기가 이구석 저구석 다니면서 먼지를 빨아들인다. 오늘은 오프라서 딸집에 와서 청소도 하고 손주들 유치원과 학교에 보내고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커피 한잔 품위있게 마시면서 ..... 오늘은 내가 이집 주인이다. 손녀방도 엉망진창 여기저기 난장판이 된 공간을 이곳 저곳 찾아들어갈곳을 골라 옮기고 나니 나름 정돈이 되었다. " 할머니 내방은 항상 정신없어요 " 라고 말하던 작은애의 말이 생각났다 좀 쉬고 싶은 맘..

나의 하루 2023.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