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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위의 선물 안마의자

몇일전 큰사위 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님 지금 집에 계시지요 조금있으면 택배가 갈겁니다 " "응 ? 무슨 택배 " "기다리시면 알게될겁니다" 그렇게 전화를 마치고 얼마후 사위랑 건장한 사람 두사람이 커다란 안마의자를 들고 나타났다 혼자 살면서 힘든일 하는 장모한테 그동안 큰사위가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이 안마의자를 선물한것이다 그것도 깜짝 선물로 ....... 세상에나 살다보니 내가 집안에 안마의자를 놓고 살줄이야 그동안 미운우리새끼를 보면서 홍진영의 집안에 이 안마의자가 있어서 진영이 언니 선영이가 안무의자에 앉아서 마치 의자와 한몸인양 자연스럽게 누워서 촬영하는 장면을 보면서 내심 부러웠었다 돈많은 부잣집 사모님들과 탈렌트들이 여유롭게 사용 하는 안마의자 성공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있었던 ..

나의 하루 2021.04.18

가슴에 묻은 김치 국물 - 손택수

점심으로 라면을 먹다 모처럼 만에 입은 흰와이셔츠 가슴팍에 김치 국물이 묻었다 난처하게 그걸 잠시 들여다 보고 있노라니 평소에 소원하던 사람이 꾸벅, 인사를 하고 간다 김치 국물을 보느라 숙인 고개를 인사로 알았던 모양 살다보면 김치국물이 다 가슴을 들여다보게 하는구나 오만하게 곧추선 머리를 푹 숙이게 하는 구나 사람이 좀 허술해 보이면 어떠냐 가끔은 민망한 김치 국물 한 두방울 쯤 가슴에 슬쩍 묻혀나 볼일이다

감성충만 시 2021.04.06

나도 꽃 - 이윤선

세상 물정 모르고 피는 꽃을 보아 여자는 꽃이라는 말을 알겠다 속살이 예쁜 여자가 꽃이라는 말 아픈것 알겠다 벗겨진 겉옷처럼 꽃잎이 쌓인 길 여자의 일생 같아 알겠다 꺽지 마라는 말이 아픈 것도 알겠다 잊지 말라는 말이 슬픈 것도 알겠다 하얀 나의 살이 실오라기 없이 새상 물정 모르고 비바람에 찢기어 온 세월 꽃이 바람에 녹는 날 꽃처럼 속절없이 지고 있어 나도 꽃인 것 알겠다

감성충만 시 2021.04.06

나의하루

베란다 한쪽 구석에서 볼품없이 크던 긴기와난이 어느순간 화려한 꽃을 피웠다 주인장의 사랑도 받지않고 홀로 외로이 고분분투 하면서 이순간 만을 기다려 왔나보다 향기는 얼마나 좋던지 베란다 전체에 은은한 향이 번진다 낙화는 꽃이 아니던가 수북히 내 발아래 깔린 꽃잎들을 바라본다 화무 십일홍 이라고 했던가 비바람에 하염없이 내려 앉은 꽃잎들이 아쉬워 바라보고 또 바라본다 아파트 화단에는 철쭉들이 피어서 뽐내고 있다 나좀 봐주라고 ..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제가 필시기를 어찌 그리도 잘아는지 참으로 기특하다 전세계의 생물중 가장 왕성하게 번식하는 종자가 바로 이 식물 아니던가 !!!! 새삼 그들의 번식력과 생명력에 찬사를 보낸다 오래된 카메라가 자주 밧데리가 아웃되어서 이틀전 쿠팡에서 카레라기종에 맞는 밧데리를..

나의 하루 2021.04.04

구례 벚꽃길을 걸으며

오후부터 봄비가 온다는 예보가 나왔다 왜 자꾸 주말에 비가 오는 거지 비가 오면 저 여리디 여린 벚꽃들이 모두 바람에 떨어져 질텐데 ... 그전에 작년에 걸었던 그 길을 다시 걸어 보고 싶은데 ... 그놈의 코로나 땜시 누군가에게 가보자는 부탁을 먼저 할수가 없다 왕언니처럼 먼저 내게 꽃구경 가자고 말하면 모르지만 .... 그렇게 끙끙거리고 있던 찰라 사랑하는 동생한테 전화가 왔다 " 언니 나 오늘 쉬는데 언니랑 꽃구경 가고 싶어요 " " 그래 ~~~~~ 그럼 가야지 나도 걸어보고 싶은 곳이 있어 " " 지금 가서 보면 알겠지만 정말 아름다운 곳이야 " "사람도 많이 안다니고 차도 잘 다니지 않는곳 하지만 그 어떤 벚꽃길보다 더 아름다운곳 내가 그곳으로 안내 할께 " "오후에 비가 온다고 하니 좀 일찍 ..

서천 동백정에서

언니의 웃는 모습이 동백꽃을 닮았다 내가 가고 싶다고 하는곳은 언제든지 당신의 몸이 아무리 아파도 언제나 달려와주신다 " 경희가 가고 싶다고 하는곳은 꼭 데리고 가야해 안데리고 가면 너가 슬프잖아 " 언니의 속마음이 그랬다고 한다 젊은날 두아이 가르치고 먹이고 입히느라고 쉬는날 없이 일만 한 내가 가여워서 내부탁 이라면 꼭 같이 동행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 거절하지 못하고 아픈몸이라 할지라도 물리치료 받아야 할 시간에도 언니는 항상 나의 부탁을 들어주신다 내겐 넘 소중한 언니다. 그런 언니와 서천의 동백정을 찾았다 동백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봐야 한다고 .... 땅위에 떨어져 우는 모습도 봐야하고 내가슴속에 다시 피어나는 동백꽃도 봐야 한다고 .... 그렇게 언니에게 말했다 . 동백꽃이 만개 하지..

나의 하루 2021.03.23

언제나 당신 자신과 연애 하듯이 살라 - 어니 J 블린스키

그대가 불행하다고 해서 남을 원망하느라 기운과 시간을 허비하지말라 어느 누구도 그대 인생의 질에 영향을 미칠수는 없다 그럴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다 모든것은 타인의 행동에 반응하는 스스로의 생각과 태도에 달려있다 모든사람들이 현재의 자신과는 다른 좀 더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데 그런 헛된 노력에 매달리지 말라 그대는 이미 중요한 사람이다 그대는 그대 자신이다 그대 본연의 향기로운 모습으로 존재할 때 비로소 행복해질수 있다 그대 본연의 모습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면 진정한 만족이란 결단코 불가능하다 자부심이란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그대만이 그대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당신의 어머니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스스로를 사랑하라 언제나 당신 자신과 ..

감성충만 시 2021.03.23

봄은 자꾸 와도 새봄 - 손택수

사랑은 지루하지 않죠 지루한 건 사랑이 아닝{요 아무리 지루한 ㅍ경이라도 사랑 속에 있을 땐 가슴이 두근거리거든요 사랑은 그러니까 습관이 되어도 좋아요 중독이 되어도 괜찮죠 파도는 지치지 않잖아요 봄은 자꾸 와도 자꾸 반복되어도 여전히 새봄이잖아요 꽃은 자꾸 펴도 자꾸 졌다 피길 버릇해도 물릴 일이 없잖아요 절망이 습관이면 곤란하죠 반성도 버릇이면 곤란하죠 사람이 절망과 반성의 기계가 된다면 그처럼 속상한 일이 어딨겠어요 사랑 속엔 결코 버릇이 될 수 없는 절망과 반성이 있거든요 그러니 사랑에만 중독이 되기로 해요 우리 자꾸 와도 샙봄인 봄처럼 태어나고 다시 태어나기로 해요

감성충만 시 2021.03.21

차심 - 손택수

차심 이라는 말이 있지 찻잔을 닦지 않아 물이끼가 끼었나 했더니 차심으로 찻잔을 길들이는 거라 했지 가마 속에서 흙과 유약이 다툴 때 그릇에 잔금이 생겨요 뜨거운 찻물이 금 속을 파고들어가 그릇객이 점점 바뀌는 겁니다 차심 박힌 그릇의 금은 병균도 막아주고 그릇을 더 단단하게 조여준다고 불가마 속의 고통을 다스리는 차심 그게 차의 마음이라는 말처럼 들렸지 수백 년 동안 대를 이은 잔에선 갈라진 너와 나 사이에도 그런 빛깔을 우릴 수 있다면 아픈 금 속으로 찻물을 내리면서 금마저 몸의 일부인양 ....

감성충만 시 2021.03.21

자본주의 세상 - 안지우

오뉴월 볕에 누가 물을 부었나 처음에는 찬물이었을게다 시간이 지나 뜨뜻한 물이 되었겠지 사방이 꽉 막힌 콩밭에 푹푹 찌는 구슬땀이 비처럼 흥건하다 가슴 졸이며 살던 순한 꽃이 지금보다 더한 뜰에 옹삭함이 그득하다 잔 가지가 자신 만이냐고 울부짖던 어린 사자는 아직도 털이 성난 양털이다 엉킨 양털을 다듬어 볼까 하다가 지켜보기로 했다 아, 자본주의 뜰이 날이 갈수록 확확 줄어들고, 늘어난 뜰이 양털 주인 앞에 공손하다 공연히 빛을 보러 간 꽃망울엔 가슴까지 서리만 맞았다 잘 지내거라, 미안하다 내 태양엑게 괜스레 된서리로 꽃 모가지 꺾어진 아주 선한 이가 죄인이다

감성충만 시 2021.03.07

동료들과 산책

구달라 모임의 언니들과 동료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고난 후의 이야기 들도 나누고 왕언니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 번개팅을 가졌다 오래도록 못보았던 김샘을 먼저 집으로 오라고 한후 야근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샘까지 우리집에 모여서 일차 수다를 떨고 그녀들이 준비해온 간식과 커피를 한잔씩 마신후 우리가 좋아하는 팥죽 한그릇씩 먹은후 가까운 중체 공원을 넷이서 수다를 떨면서 걸었다 왕언니가 아파서 차를 안가지고 나와서 우리 세사람 모두 11호 자전거로 열심히 걸었다 중앙 제육공원을 가는길에 어느집 문앞에 수건과 속옷이 걸린 빨랫줄을 보았다. 요즘 참 보기 힘든 광경이다 특히 아파트가 많은 우리동네에서는 .. 나도 동료들도 이 모습을 보고 한마디씩 한다 " 어머나 빨래 널어놓은 모습 오랜만이다 " 길게 널어놓은 수..

나의 하루 2021.03.05

봄, 한낮 - 박규리 -

차자향 흐드러진 계단 아래 반달이랑 앉아 하염없이 마을만 내려다본다 몇 달 후면 철거될 심여호 외정 마을 오늘은 홀로 사는 누구의 칠순잔친가 이장집 스피커로 들려오는 홏탁에 술 넘어가는 소리 소리는 계곡을 따라 산으로 오르지만 보지 않아도 보이고 들지 않아도 들리는 그리운 것들은 다 산 아래 있어서 마음은 아래로만 흐른다 도대체 누구 가슴에 스며들려고 저바람은 속절없이 산을 타고 오르느냐 마을 개 짖는 소린에 반달이는 몸을 꼬며 안달을 하는데 나는 어는 착한 사람을 떠나 흐르고 흐르다가 지비집 같은 산중턱에 홀로 맺혀 있는가 곡진한 유행가 가락에 귀 쫑긋 세운 채 반달이보다 내가 더 길게 목을 뽑아 늘인다

감성충만 시 2021.03.02

적절한 대립

우리는 양극성 즉 대립을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적절한 대립은 삶의 균형을 맞추는 데 필요한 요소다 서로의 존재를 통해서만 상대를 인식할 수 있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그림자는 빛이 있어야 존재하고 낮은 밤이 있어야 구분되며 발전은 멈춤이 있어야 가능하다 두가지 모두가 존재해야 전체가 완성되는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삶을 위해서는 빛과 어둠 기상과 수면 공복과 포만감이 모두 필요하다 변화와 안정 이 두가지 역사 얼핏보면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인듯 해도 결국 차례대로 겪는 일이다 다시말해 이 둘은 하나인 셈이다 대립 관계로 성립되는 적절한 긴장감은 우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만들고 이는 변화된 상황속에서 자신을 응원하고 상황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용기가 된다 이른바 안..

감성충만 시 2021.03.02

바닷가에서

오늘 아침 그에게서 문자 한통이 왔다 " 누이 제가 지금 선유도를 갈려고 합니다 혹시 가고 싶으시면 집앞 택시 승강장 앞으로 나오세요 "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답장을 보냈다 " 물론 따라 가고 싶어요 준비 하고 나가겠습니다 " 사돈어른과 동생줄 물김치와 나박김치를 네통 담고 집안을 정리중이였다 대충 얼렁뚱땅 치우고 그의 차에 올라탔다 난 누군가가 어디를 갈겁니까 하고 물어오면 난 언제든지 무조건 항상 Ok 사인을 보낸다 차가 없어서 기동력이 부족한 나는 누군가가 어느곳을 가자고 하면 아주 불편한 상대가 아닌 이상 난 언제든지 외출 준비를 한다 특히 낮시간이 많은 요즈음은 더욱더 누구의 부탁이나 청이든지 난 거절하는 법이 없다 물론 내가 먼저 어느장소를 정하고 운전하는 친구나 언니 동료샘이든 항상 나..

나의 하루 2021.03.01

첫눈 오는날 만나자 - 안도현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 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

감성충만 시 2021.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