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이 대숲을 오랏줄로 묶는 줄도 모르고
술만 마셨다
거진 지금도 눈 오니
여긴 가까스로 그쳤다
저 구이 들판이 뼜속까지 다
들여다 보인다
댓잎 위에 눈 쌓이는 동안 나는 술만 마셨다
청둥오리는 청둥오리 발자국을 찍으려고 왁자하게 내려앉고
족제비는 족제비 발자국을 찍으려고
논둑 밑에서 까맣게 눈을 뜨고
바람은 바람의 발자국을 찍으러 왔다가
저 저수지를 건너갔을 것이다
담배가 떨어져 가게에 갔다 오느라
이 세상에 와서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것을
땅바닥에 삑고 다니느라
신발은 곤해서 툇마루 아래 잠들었구나
상기도 눈가에 물기 질금거리면서
눈 그친 아침은 그래서
이새상 아닌 곳에다 대고 자꾸
묻고 싶어진다
넌 괜찮니 ?
넌 괜찮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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