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부석사 - 유평

하동댁 2021. 1. 24. 13:13

산 첩첩 

위태로운 사랑 데리고 

끊어졌다 이어진 

산짐승 발자국 따라 

다시 눈 첩첩

그 속에 갇혀 헤매다

이따금  울리는 범종 소리에 

다행히 빈 절집은 아닌 것 같다며 

궁극에는 우리 사랑도 

저럴 수만 있다면 

당신이  말씀하셨던가요, 내게 

종각에 말없이 앉아 

먼 데 눈 길 주다 

가만히 흔들리는 것이 

당신 어깨만은 아니어서 

헝클어진 머릿결 사이로 

설핏 스쳐 보이던 물기가 

언 볼을 타고 흘러 내리기도 하던 것이였습니다 

그 침묵의 깊이가 

참으로 무량도 하였습니다 

바람 첩첩 

끝내 아무 답도 주질 못하고 

 돌아 나오다 올려다 본 절집 아 

이름마저 위태로이 

뜨인 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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