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물새 발자국 따라가다 - 손택수

하동댁 2021. 4. 6. 23:37

모래밭 위에 무수한 화살표들, 

앞으로 걸어간 것 같은데 

끝없이  뒤쪽을 향하여 있다 

저물어 가는 해와 함께 앞으로 

앞으로 드센 바람속을 

뒷걸음질치며 나아가는 힘, 저 힘으로 

새들은 날개를 펴는가 

제 몸의 시윗줄을 끌어당겨 

가뜬히 지상으로 떠오르는가 

따라가던 물새 발자국

끊어진 곳 쯤에서 우둑하니 파도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