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그에게서 문자 한통이 왔다
" 누이 제가 지금 선유도를 갈려고 합니다
혹시 가고 싶으시면 집앞 택시 승강장 앞으로 나오세요 "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답장을 보냈다
" 물론 따라 가고 싶어요 준비 하고 나가겠습니다 "
사돈어른과 동생줄 물김치와 나박김치를 네통 담고 집안을 정리중이였다
대충 얼렁뚱땅 치우고 그의 차에 올라탔다
난 누군가가 어디를 갈겁니까 하고 물어오면 난 언제든지 무조건 항상 Ok 사인을 보낸다
차가 없어서 기동력이 부족한 나는 누군가가 어느곳을 가자고 하면
아주 불편한 상대가 아닌 이상 난 언제든지 외출 준비를 한다
특히 낮시간이 많은 요즈음은 더욱더 누구의 부탁이나 청이든지 난 거절하는 법이 없다
물론 내가 먼저 어느장소를 정하고 운전하는 친구나 언니 동료샘이든
항상 나를 데불고 가달라는 사정을 하면서 외출을 하고 여행 계획을 짜곤한다
오늘 더욱더 그의 청을 거절하지 못한것은 얼마전 그가 보내온 사진 한장 때문이기도 했다
바닷가의 구멍이 커다란 모습의 사진 때문이기도 했다
사진 전송을 받고 난 이곳이 궁금하여 그에게 문자로 알려달라고 했더니
말로는 설명할수가 없다고 하면서
"산넘고 물건너 바위를 건너서 가야 합니다 "
라는 답장을 보내왔었다. 그후로 도대체 이곳이 어딘지 몹시도 궁금해 하던 차였다
차를 올라타자 그가 말했다
" 오늘 가는곳은 누나가 그토록 가고 싶어하는 곳이예요 오늘 내가 그곳을 알려드릴께요 "
"그런데 함무로 남에게 알려주면 안되요 이곳은 나의 양식 저장 창고 입니다 "
" 알겠다구 그리고 한번 간곳의 정확한 지리를 난 몰라요 "
그렇게 그를 안심시키고 나는 정확하게 이곳의 들머리와 말머리를
머리속으로 외우려고 혼자 노력했으나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지금 다시 가라면 정말 갈수 있을까 그가 다시 나를 데리고 가지 않는 이상 ....
비가 많이 오고 있어도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간다는 열정을
막을수는 없다. 선유도를 가다가 철물집 앞에서 그가 차를 세웠다
"누이 비옷 없지요 내거랑 누이거랑 장만 합시다 "
우이 두벌을 챙기고 다시 차를 타고 목적지를 향하여 차는 달렸다
" 내가 준비없이 나오느라고 커피물도 간식도 준비 못했어요 "
"괜찮아요 오면서 점심 먹으면 되요 그리고 내게 떡이 있어요 물론 냉동실에 있던 것인데
녹이지를 못했는데 아마도 배 고플 시간이면 녹을것 같아요 많이 배고프면 그것 먹으면 되요 "
길가의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베낭과 물한병을 준비하여 산길로 올라간 그를 부지런히 따라갔다
그때까지도 나는 그곳의 경치가 황홀할 정도로 멋진 곳이라는 것을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산을 중턱에 오르니 선유도의 앞바다 모습이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도해의 모습이 장관이다.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여러 섬들의 모습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 저 여기서 사진 한장 찍어야 해요 그냥 갈수 없어요 "
그러나 그가 재촉했다
" 안되요 누이 지금 서둘러야 해요 물때가 지금 얼마 안남았어요
그래야 미역도 따고 홍합도 캐고 조개도 캘수 있어요 서두룹시다 사진은 내려올때 찍어요 "
그리하여 단한장의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고 부산하게 바위를 오르고
산을 내려가니 또한번의 장관이 눈앞에 나타났다
힘찬 파도소리와 양쪽의 바위들 ...
그속에 삶을 살아가는 많은 해산물들 ....
전혀 한번도 경험 해보지 못한 또한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다
" 누이 산만 좋아하지 말고 이렇게 멋진 바다의 매력에 빠저보세요 누이 처음이지요 "
" 그러네 세상에 난 이런 미역도 처음 보고 이렇게 많은 홍합밭도 처음이야
그리고 곡괭이로 모래를 파면 그곳에서 나오는 바지락 역시 난 오늘 처음 경험하는 거야 "
"고마워 이런 세상을 내게 알려줘서 "
물론 먹거리의 제공도 바다의 무한한 매력이지만
난 이 멋진 풍광에 넑을 잃고 만것이다
미역도 안따고 홍합도 관심없고 조개도 캘려고 하지 않았다
따는것은 오직 우직하고 튼튼한 동생에게 맡기고 난 오로지 풍광을 내눈에
카메라에 담기에 정신이 없다
한참을 미역을 따던 그가 파도치는 바닷가 바위 를 들추더니 크게 함성을 지른다
" 누이 여기 해삼이 있어요 "
" 아니 어떻게 정말 ? " 하고 가까이 가보니
살아있는 해삼이 바위 색과 똑같은 모습으로 바위에 붇어있다.
그리고 다른 바위 아래를 들추니 또 해삼이 새마리나 보인다
" 나 해삼 엄청 좋아해요 " " 세상에 대박이야 "
넌 이름이 뭐니
산을 내려가다가
올해 처음으로 이 어린 진달래를 만났다
너무 이뻐서 눈인사와 입맞춤 한번 해주고
올라올때 다시 한번 만나자고 무언의 대화를 나눈다
드디어 이 멋진 곳에 도착을 했다
사진 한장을 부탁하니 그가 몇번의 셔터를 누루지만
모든 사진들이 다 자연의 풍광에 한점 방해꾼인 내모습만
보인다. 역시 난 이 풍광만 눈에 담자 ...
사진은 다음에 동료들이랑 오게되면 그때 마음껏 담아야지
이렇게 비오는 날 아니고 날씨 쾌청한날 !!!!!
해삼 처음으로 바다에서 해삼을 만났다
난 눈앞에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이게 정말 해삼이야 "
"물론입니다 누이 "
어린 홍합 들의 밭
그가 내게 전부 준 해삼 손질하여 먹어보니
어쩜 그토록 탱글탱글하고 쫀득쫀득 하던지
이 맛은 영원히 잊지 못할 맛이다
선유도에서 집으로 오니 오후 2시
동생과 사돈댁에 전화를 해서 나박김치와 오이 알배기 물김치를
전했다. 재부가 맛있다고 문자가 왔다
내가 땄다고 자랑한 물미역과 홍합도 전부 아낌없이 동생에게 전해주었다
나는 또 그와 함께 따러 가면 되니까 ....
동생과 제부가 이런 물미역은 처음이라고 어쩜 이리도 싱싱하냐고 정말 언니가
방금 따온 것이냐고 몇번의 질문과 감탄을 연발하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번 했다
오늘 참으로 멋진 하루였다
내가 전혀 몰랐던 바다의 무궁한 매력에 빠잔 날이고
베푸는 즐거움이 얼마나 보람된 행위인지 알게된 날이다.
항상 동생네 식구들한테 얻어먹고 받아먹기만 했던 내가
이잰 그녀에게 맛있는 싱건지와 물김치를 해줄수 있고 (물론 야간 전담이다 보니
낮시간의 활용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
큰딸 사돈 어른께도 낯서는 일을 한 오늘은 가슴속까지 촉촉히 젓는
보람되고 멋진 하루였다 큰애도 엄마가 한 행동이 내심 좋은지
" 엄마 수고했어요 오늘 잠도 안자고 ... " 오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