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새기다 - 고두현 다랭이 마을에서 앵강다숲길로 접어들 때 너는 말했지 필사란 누군가를 마음에 새겨 넣는 일 그 속으로 가장 깊이 들어가는 것 일흔 괴테와 열아홉의 울리케가 밤마다 먼 입맞춤을 봉인하던 마리엔바트의 비가처럼 나도 몸속 나이테 깊이 너를 새겨 넣을 수 있다면, 책갈피 넘길 때마다 .. 감성충만 시 2020.05.01
너에게로 가는길 -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발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머리 위에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 감성충만 시 2020.05.01
바람의 지문 - 이은규 바람의 지문 먼저 와 서성이던 바람이 책장을 넘긴다 그 사이 늦게 도착한 바람이 때를 놓치고, 책은 덮인다 다시 읽혀지는 순간까지 덮여진 책장의 일이란 바람의 지문 사이로 피어오르는 종이 냄새를 맡는 것 혹은 다음 장의 문장들을 희미하게 읽는것 언젠가 당신에게 빌려줬던 책을 .. 감성충만 시 2020.04.28
놓치다 , 봄날 - 이은규 저만치 나비 난다 귓바퀴에 봄을 환기시키는 운율로 흰날개에 왜 기생나비라는 이름이 주어졌을까 색기 없는 나비는 살아서 죽은 나비 모든 색을 날려 보낸 날개가 푸르게 희다 잡힐 듯 잡힐 듯, 읽히지 않는 나비의 문장 위로 먼 곳의 네 전언이 거기 그렇게 일렁인다 앵초꽃이 앵초앵초.. 감성충만 시 2020.04.28
부안 외변산 산행 ( 20 - 14 ) > 좋은 사람들 산악회와 세번재 산행이다 이번 산행지는 외변산이다 난 변산은 내변산만 있는줄 알았는데 외변산도 멋진 곳이라고 한다. 작년에 좋은 사람들 회원들이 외변산 의상봉을 가려다가 길을 찾지 못해서 포기한곳을 일년만에 다시 도전하는 거라고한다. 안가본 곳을 가는 즐.. 산행일기 2020.04.13
숲으로 가는길 - 이시하 숲이 내게로 오지 않아 내가 숲으로 갑니다 새 한 마리 길 열어 주니 두렵지는 않습니다 때로 바람이 음흉하게 휘돌아 몰아치고 마른 까마귀 카악카악 울며 죄를 물어와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가야할 때 있습니다 어느 순간 바람도 잔잔하여지고 까마귀 울음소리도 잦아 들면 멀리 앞.. 감성충만 시 2020.04.09
완주 운암산 산행 ( 20 - 13 ) 지난번 행둘 회장과 같이 산행한 완주 운암산이 이번에 동행하게된 좋은 사람들 산악회 회원들과 하는 두번째 산행지가 되었다 지난번에 정상앞에서 되돌아 가야 했던 곳이기에 이번 산행에 거는 기대는 다른 날과는 조금 달랐다 운암산 산행은 더 기대가 되었다 분명 정상에서 인증삿.. 산행일기 2020.03.30
완주 불명산 산행 ( 20- 12) 인간세 바깥에 있는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나를 미워하는지 턱돌아앉아 곁눈질 한번 보내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화엄사를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세상한테 쫒기어 산속으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마음이 이끈길을 가고 싶었습니다 계곡이 나오면 외나무 다리가 되고 벼랑이 막아서면 허리를 낮추었습니다 마음의 흙먼지를 잊어먹을때까지 걸으니까 산은 슬쩍 풍경의 한귀퉁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구름속에 주눅들놓은 잘늙은 절 한채 그 절집 안으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그 절집 형체도 이름도 없어지고 구름의 어깨를 치고가는 불명산 능선 한자락 같은 참회가 가슴을 때리는 것이였습니다 인간의 마음에서 온 햇볕이 화암사 앞마당에 먼저 와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세상의 뒤를 그저 쫒아다니기만 하였습니다 화암사 내사랑 찾아.. 산행일기 2020.03.28
임실 고덕산 산행 ( 20 -11 ) > 좋은 사람들 산악회의 첫번째 산행이다 우연히 홍천 가리산 의 산행중 동행하면서 알게된 회원들과 사진을 주고 받으면서 전화번호를 알려 준것이 계기가 되어 산행하게 된것이다 평소 산을 좋아하는 멤버들과 살망 살망 걸으면서 사진도 찍고 경치 좋은 곳에서는 쉬어도 가고 시간.. 산행일기 2020.03.21
구이 저수지 둘레길 (20 - 10) 그곳에 가면 봄꽃 흐드러지게핀 모습을 볼수 있을꺼야 힘든 오르막도 숨소리 거칠게 내야 하는곳도 없는 그저 살망 살망 걸으면 되는 곳 그곳으로 가고 싶었다 멧동 앞에 매화동산이 작게 있는곳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라고 하면서 커피 한잔 대접 해주는 저수지 앞의 그집 오늘 그집에.. 산행일기 2020.03.17
만연산 산행 (20 - 9 ) 코로나 !!! 이 못된 작은 바이러스 하나가 대한민국과 전세계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지극히 평범했던 일상이 멈추어버린 지금 그 평범한 일상이 정작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것이었는지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많은 것을 잃고 포기하는 중에도 진정한 가치와 감사가 무엇인가를 깨닫게 .. 산행일기 2020.03.14
어린왕자 중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수천, 수백만 개의 별중에서 하나밖에 없는 어떤 꽃을 사랑하고 있는 사.. 감성충만 시 2020.03.07
냉이꽃 - 백창우 냉이꽃이 피었습니다 냉이꽃이 피었습니다 사람의 발길 닿지 않는 외진 땅에 냉이꽃이 하얗게 피었습니다 도랑물 따라 흐르는 맑은 바람처럼 고운 여자사람의 조그만 젖무덤처럼 따뜻한 숨결로 출렁이는 냉이꽃이 피었습니다 냉이꽃은 소리 없는 노래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세상 가난한 .. 감성충만 시 2020.03.07
누구시길래 - 이인수 누가 나를 깨우시는가 밤새 빚은 이슬 하나 잠든 이마 위로 부리는가 가장 정직한 사람으로 만들어 무릎 꿇게 하는가 용서하지 못하여 눈살 찌푸린 어제를 다 지우고 초승달로 웃게 하는가 차마 안으로만 가둔 말 고맙다 사랑한 다 미안하다 낱낱이 다 꺼내어 총총 별빛으로 띄우는가 길.. 감성충만 시 2020.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