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너에게로 가는길 - 나희덕

하동댁 2020. 5. 1. 12:05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발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머리 위에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깅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나의 에움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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