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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마음 자식 마음

예정에 없던 면회가 이루어졌다 어르신께서 막내 며느리를 면회 오라고 부르신것이다 남편과 사별한 막내 며느리는 나만큼 고생을 많이 한 얼굴이였다 면회 장소로 내려간 어르신이 나한테 심부름을 시키셨다 "이선생 내자리에 가서 큰 검은 가방좀 갔다줘요 " 3층 올라와서 가방을 찾아서 어르신께 갔다드리니 그속에서 작은 가방 속의 현금을 모두 꺼내서 막내 며느리를 드리라고 말씀하셨다 돈을 세어보니 육십만원도 넘는 돈이였다 " 너가 그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지 몰랐어 " " 나는 돈 필요없어 이돈으로 너위해서 쓰거라 " " 어머니 안주셔도 되요 가지고 계시다가 어머님 필요한것 있을때 사서 드세요 저 정말 필요 없어요 " 그래도 어르신은 그돈을 모두 유리문 밖에 있는 막내 며느리를 주라고 문틈으로 돈을 넣어 주라고 하셨..

나의 하루 2021.11.14

병원진료

오늘은 병원이 오전 근무만 하는 날이라서 아침 일찍 서둔다고 8시에 병원에 도착하니 아이고 세상에 병원은 이미 환자들로 인산인해 나는 12시가 되어야 진료가 가능하다는 말을 간호사가 했다 세상에 병원에 안다닐적에는 몰랐는데 이렇게 아픈 사람들이 많았던가 도대체 새벽 몇시에 오기에 9시 진료 시작이라서 8시에 와서 접수를 하니 12시가 되어야 진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병원과 집이 왜 가까워야 하는지 절실히 깨달은날이다 그런데 이병원은 다 좋은데 앨레베이터가 없다 이층까지 아픈 다리를 살살 달래가며 천천히 사부작 사부작 올라야 한다. 하긴 병원 원장이 건물주는 아니니 앨배 설치 하라고 할수는 없다. 병원 문앞에는 할머니들이 타고온 유모차가 줄지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난 그래도 유모차는 끌고 다니지 않아도 되..

나의 하루 2021.11.13

육풍이냐 육개월이냐 ?

새롭게 일을 시작한 왕언니를 축하도 해주고 새로운 일터에서 한달 일하고 월급을 받은 금자가 이런 저런 이유로 저녁을 사겠다고 약속을 하여 장소를 정했다 정희샘이 육풍 이라는 곳에서 저녁을 먹었으면 좋겠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다른 회원님들 모두 찬성을 하고 6시 퇴근후에 육풍으로 모두 모였는데 정작 장소를 정한 장본인 7시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다 올때가 지난것 같아서 핸드폰을 확인하니 " 왜 다 안와요 오늘 모이는날 아닌가요 ? 육개월 (상호) 에 도착했어요 " 아니 이 무슨 황당함인가 정희샘한테 전화를 했다 " 육개월이 아니고 육풍이라고 하셨어요 빨리 육풍으로 오세요 " "어머 내가 그랬어요 나는 육개월을 생각했는데 왜 육풍이라고 보냈을까 " 그럴수도 있어요 얼른 오세요 다행히 육개월과 육풍은 그리 멀지..

나의 하루 2021.11.12

내장산단풍

친구 금자와 함께 기차를 타고 내장산을 갔다 우리 두사람 모두 운전을 할줄 몰라서 대중 교통을 이용한것이다 익산역에서 6시 15분 기차를 타고 정읍에 6시 35분 도착 버스 정류장에서 내장산 들어가는 버스를 타고 내장산에 도착 하니 7시 30분 이른 시각에 느긋하게 가을 단풍을 볼수 있게 된것이다 단풍을 구경하면서 걷는데 갑짜기 다리 통증이 시작되었다 단 한걸음도 걸을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 한참을 가다 서다가를 반복했다 다행이 삼십분 후에 통증이 다시 사라졌다 익산에 와서 집앞 작은 의원을 방문하니 의사 선생님 하시는 말씀 허리에서 내려운 통증 이라고 하신다 치료하면 나을수 있다고 하니 믿고 맡겨본다 가을의 낭만과 운치를 느껴보기도 전에 내몸의 이상신호를 먼저 느끼며 우울해 했지만 모든것..

나의 하루 2021.11.11

동료들과 저녁식사

오늘은 어르신들 목욕을 해드리는 날이였다 한분 한분 정성껏 씻겨드렸다 처음에는 안한다고 우기시며 역정을 내시던 순자 어르신은 막상 목욕을 시작하면 순한 양이 되신다 웃긴 농담을 하면서 어르신과 하하호호 웃으면서 목욕을 하니 순정샘이 문을 열고 우리 둘을 시샘하는 목소리로 묻는다 " 둘이 사귀는거야 지금 " 순자 어르신은 순정샘의 어머님이시다 참으로 사랑스러운 분이시다 아무리 치매가 심하다고 해도 우리에겐 더없이 사랑스럽고 정겨운 분이시다 오랜만에 우리반 샘들이 모두 다 모여 근무한날이다 내가 주간으로 옮긴지 두달만에 함께 저녁을 먹었다 모두들 성격도 좋고 어르신을 섬기는 모습도 본이 되는 샘들이다 그런 좋은 샘들과 한팀을 이루어 일을 한다는 것은 성격 안좋은 나한테는 최상으로 좋은 조건이다 이런 샘들에게..

나의 하루 2021.11.10

머리속 지우개

그저 놀려 갔다온 사진을 저장하는 공간으로 블로그가 존재했었다 글이 써지지 않기 때문이다 머리속의 지우개가 매일 매일 작동한다 뇌세포가 하나 하나 죽어가는것 같다 감성도 죽고 느낌도 죽고 모든것이 노화되어 간다 요즈음은 다리 통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허리 5번 6번 사이의 신경이 눌러져서 그런다고 의사가 말했다 항상 아픈것도 아니고 아프다가 안아프다가를 반복한다 오늘은 더 심하게 아팠다. 책도 읽지 않고 컴앞에 앉아서 자판 두둥기는 시간도 아예 없어지고 그저 퇴근하고 돌아오면 소파와 한몸이 되어 자고 뒹글고 티브이 보고 하면서 하루 하루를 소비했다 어느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러다가는 나의 모든것이 마비 될것 같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든것이다 정신 차리자 뭐든 시작해보자 주변 환경부터 개선해..

나의 하루 2021.11.09

슬픔이 기쁨에게 - 정호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있는 할머니에게 굴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국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덜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때 자마니 한 장조차 덜어 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감성충만 시 2021.10.27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 책속의 한줄

겁도 없이 외로움은 나이와 비례하게 커졌고 아픔은 견딜수록 깊어졌으며 사랑은 이름이 무색할 만큼 고독만 안겨주었다 어떤 것이든 알아갈수록 어려워졌다 완전함을 추구 할수록 불완전한 삶이 나를 옥죄었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수록 나의 부족함이 탄로 날까 두려웠다 세상은 무엇 하나 쉬운게 없었고 삶은 하나도 그냥 흘러가지 않았다 이제 조금은 안다 누구와 사랑해도 고독할 것이고 무언가 알아가도 부족할 것이며 모든것을 배워도 모자람에 좌절할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끊임없이 사랑을 찾고 부족함을 채우려 들고 더 배우려 할것이다 검도 없이

감성충만 시 2021.10.27

밥 - 장석주

귀 떨어진 개다리 소반위에 밥 한 그릇 받아놓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 살려고 먹는다면 왜 사는가 한그릇의 더운 밥을 얻기 위하여 나는 몇번이나 죄를 짓고 몇번이나 자신을 속였는가 밥 한 그릇의 사슬에 매달려 있는 목숨 나는 굽히고 싶지 않은 머리를 조아리고 마음에 없는 말을 지껄이고 가고 싶지 않은 곳에 발을 들여놓고 잡고 싶지 않은 손을 잡고 정작 해야 할 말을 숨겼으며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했으며 잡고 싶은 손을 잡지 못했다 나는 왜 밥을 먹는가 오늘 다시 생각하며 내가 마땅히 지켰어야 할 약속과 내가 마땅히 했어야 할 양심의 말들을 파기하고 또는 목구멍 속에 가두고 그 대가로 받았던 몇 번의 끼니에 대하여 부끄러워한다 밥 한 그릇 앞에 놓고 아아 나는 가롯 유다가 되지 않기 위하여 기도..

감성충만 시 2021.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