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부모마음 자식 마음

하동댁 2021. 11. 14. 13:13

예정에 없던 면회가 이루어졌다 

어르신께서 막내 며느리를 면회 오라고 부르신것이다 

남편과 사별한 막내 며느리는  나만큼 고생을 많이 한 얼굴이였다 

면회 장소로 내려간 어르신이 나한테 심부름을 시키셨다 

"이선생 내자리에 가서 큰 검은 가방좀 갔다줘요 " 

3층 올라와서 가방을 찾아서 어르신께 갔다드리니 

그속에서 작은 가방 속의 현금을 모두 꺼내서 막내 며느리를 드리라고 

말씀하셨다   

돈을 세어보니 육십만원도 넘는 돈이였다 

"  너가 그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지 몰랐어 " 

" 나는 돈 필요없어  이돈으로  너위해서 쓰거라 " 

" 어머니 안주셔도 되요  가지고 계시다가 어머님 필요한것 있을때 

사서 드세요  저 정말 필요 없어요 " 

그래도 어르신은 그돈을 모두 유리문 밖에 있는 막내 며느리를 주라고 

문틈으로 돈을 넣어 주라고 하셨다. 


" 어르신이 주고 싶으신가 봐요  그냥 받으세요 " 

그러자 막내 며느리가 울면서 말했다 

" 이돈 저 주실려고  오라고 하신거예요  !!!!  "

" 저는요 제가 자주 안찾아뵈서 야단 치실려고 부르신줄 알았어요 " 

그렇게 말하는 막내 며느리의 눈이 촉촉히 젖는것을 보았다. 

나도 덩달아 눈물이 흐른다.  

막내 며느리가  어르신을 위해 작은 플라스틱통에 

반찬을 준비해서 가져오섰다 

무나물,  소고기복음 , 계란말이, 백김치,  카레까지 

그녀의 정성이 가득담긴 여러 반찬은 점심 

어르신의 식판에 올라갔다 

 

 

 

 

곱디 곱게 나이 드신  어르신 한분의 면회도 이루어졌다 

" 000가 나의 엄마라서 너무 행복해요  엄마 60넌전에 나를 낳느라고 

고생 많았어요  그런 엄마를 위해서 꽃을 샀어요  항상 보고 

기분 좋아지시라고요  "  이렇게 말하던 그녀는 부안의 어느 미용실 원장님이시다 

오늘도 그녀가 왔다.    당신의 생일날 엄마에게 꽃선물을 하는 멋진 딸 

그딸이 오늘  엄마를 보러온것이다.  

뽀얀 피부에  웃음이 백만불 짜리인  어르신은  항상 침대에 앉아서 

돋보기 안경을 쓰고 성경책을 읽곤 하셨다.

" 어디까지 읽었어 ? "  " 어르신  요기까지요  밑줄 쳐진것 보이시지요 " 

그리하면  그 페이지부터 어르신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성경책을 읽곤 하셨는데 

 몇달전 밤에 화장실을 간다고 일어서다가 낙상 사고를 당하신 후부터는 

성경책 읽는것을  멈추어야했다  

" 나 화장실 가야해  나좀 내려줘 " 

" 안되요 어르신  갈수가 없어요  그냥 기저귀에  싸세용   " 

" 좋은것 가르신다 "  어르신이 말했다.  

그순간 우리 샘들 모두 웃었다 .   " 좋은것 가르친다  ㅎㅎㅎㅎㅎ "

그 뽀얗던 얼굴에 검버섯이 크게 생기고 

온몸에 살은 다 빠저나가고  뼈를 감싸는 듯한 살거죽만이 

남아 있는 어르신을 몇일전 목욕 시키면서 본 그날 나는  맘이 아팠다

그 통통하고 뽀얀 속살은 다 어디로 간거지  

갈비뼈 모양이 그대로 다 보이고  후물후물한 

살들은 뼈와 서로 따로 국밥 이였다. 

" 어르신 밥 많이 먹고 살좀 찌세요 " 

" 니들이 나 밥을 안주잖아  나 죽만 먹잖아 " 

": 아 맞아요 어르신이  죽만 드시지요 " 

애구 밥을 못드시는데  어찌 살들이 제역활을 하겠는가 

그 많은 살들은 다른 곳에서  통통하게 살겠다고 어르신을 피해서 

도망을 갔다. 

하루 하루 늙어가는 모습  야위어 가는 모습들을 매일 매일 본다 

하루 하루가 다 다르다. 

그런 모습들을 몇년동안 지켜보고 있다 

나도 얼마 안있으면  저분들과 똑같은 길을 걸어갈지 모른다. 

그래서 더 잘해드려야 한다.   혹시 알어 하나님이  이쁘게 

봐주실지  !!!!!!   

오늘은 주일날  어르신들이 예배를 드린후 

삼십분이 지난 시간동안  생활실로 이동하지 않고 

티브이 화면에 나오는 찬송가를 따라부르신다 

나도 따라서  불렀다 

한참후 부른후 내가 말했다 

"어르신들 찬송가만 불러도 은혜가 되지요 "

" 난 말여  이 시간이 넘 좋아  그래서 주일날만 기다려 " 

" 아그러세요  저도요 "

내가 무슨 신심 가득한 성도인양  은혜스러운 모습으로 

말했다  실은 날라리 신자도 안되면서 .... 

네겐 너무 사랑스런 어르신들 ... 

당신들로 인해 오늘 하루  행복만땅을 선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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