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광양여자 2 - 이대흠

하동댁 2023. 5. 28. 03:06

쓸쓸함이 노을 든 억새꽃 같은 여자와 살고 싶었네 

쭈구러지기 시작한 피부에 물고기 눈처럼 순한 눈망울을  끔벅거리는 여자 

산죽처럼 서걱거리는 연애로 청춘을 다 탕진하고 

세상 밖으로  가는 길을 손목에 새기려 했던 여자 

나는 맹감잎 같은 귀로 그녀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지만 

어쩌지 못한 가시가 그녀를 다치게 하였네 

 

사랑한다 말하면 밤 뜸들일때의 숯불처럼 

자분자분 끓어오르는 여자 

그여자를 생각하면 

분홍이나 노랑이라는 단어가 떠올라서 

외풍 심한 겨울밤에도 마음 한쪽에 아랫목이 생겼네 

연두 뚝뚝 떨어질 듯 연한 감잎처럼 

순한 귀를 가진 여자 

 

그여자와 어느 산 아래 흙집 지어 살림차리고 

찰방거리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주고 

소꼴을 베러 

새벽이슬 깨뜨리며  바지게 지고 들로 나가리 

익은 낫질에 후딱 오른 한 바지게 풀짐에선 

아직은 좀 비릿한 그녀의 살냄새 나리 

그런 날이면 밥상도 제쳐두고 그녀의 몸내 맡으리 

그녀가 등목을 해주는 여름이 오면 

밤낮은 밤하늘 반딧불이처럼 

깜빡깜빡 서로의 반짝임을 바라보리 

 

몸물이 올라 가을이면 노란 산국이 되는 여자 

그여자의 어깨를 주물러주며 함께 늙어가고 싶었네 

 

아이를 낳기에는 너무 늦은 여자 

여전히 순정은 치자꽃 같아서 스치기만 하여도 

달콤한 향내를  풍기는 여자 그 여자 

낯빛에 스민 하늘 

그 그늘  아래서는 슬픔도 마냥 슬픈 것만이 아니고 

기쁨도 그저 환한  것만이 아니라서

따뜻한 슬픔에 마음은 그저 노곤해지고 

행여 다툰날이면 그 여자 눈동자 속

눈부처 향해 절을 하리 

 

 

***** 이런 남자 또 어디 있을까  !!!!!!!!    시차 적응중  잠 안오는 야심한 시간에 

시한편 읽으면서  야한 상상을 해본다  실현 불가능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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