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시간만 생이 아니다 고뇌하고 분노하는 시간도 끞ㅎ는 생이다 기다림만이 제 몫인 집들은 서 있고 뜨락에는 주인의 마음만한 꽃들이 뾰루치처럼 붉게 핀다 날아간 새들아 어서 돌아오너라 이 세상 먼저 살고 간 사람들의 안부는 이따 묻기로 하고 오늘 아침 쌀 씻는 사람의 안부부터 물어야지 햇빛이 우리의 마음을 배추잎처럼 비출때 사람들은 푸른 벌레처럼 지붕 아래서 잠쌘다 아무리 작게 산 사람의 일생이라도 한 줄로 요약되는 삶은 없다 그걸 아는 물들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흘러간다 반딧불 만한 꿈들이 문패 아래서 잠드는 내일이면 이세상에 주소가 없을 사람들 너무 큰 희망은 슬픔이 된다 못 만난 내일이 등 뒤에서 또 어깨를 툭친다 생은 결코 수사가 아니다 고통도 번뇌도 힘껏 껴안는 것이 생이다 나무들은 때로 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