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다시 , 평사리 ㅡ 최영욱

하동댁 2020. 7. 4. 13:47

야윈 곳간이 늘 문제였다

비우면 언젠가는 채워질 거라는 말은

꽃이 피면 다시 올 거라는 말처럼

헛된 것이라서 쓸쓸했다

날이 저물면 저녁이 찾아들 듯

날이 새면 어김없이 오르던 평사리 - 행

늙은 자동차도 길을 다 외워 차도 나도 편안했던 평사리 행  ㅡ 이십여 년

이젠 늙어 기다릴 사람도, 받을 기별도 더는 없어

빈 곳간들을 사람으로, 문장으로  채워놓고

내 언젠가는 최참판댁 솟을 대문을 등뒤로 두고

개치나루 쯤에서  나룻배 하나 얻어타고 흐르듯 떠나가겠지

나는 늘 평사리에서 누군가를 기다렸지만

이제  평사리가 나를 기다려도 좋치 않을까 싶은 곳이다

평사리  -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