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그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낭송:단이)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마음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감성충만 시 2015.06.22
[스크랩] 지란지교를 꿈꾸며/유안진(단이:권영임) 지란지교를 꿈꾸며 유안진 1.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 감성충만 시 2015.06.22
[스크랩] 청산도/박두진/(낭송:단이) 청산도 박두진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어, 흰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넘엇 골 골짜기서 울어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 네.. 감성충만 시 2015.06.22
[스크랩] 자화상(自畵像)/서정주/(낭송:단이 권영임) 자화상(自畵像)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갑오년(甲午年)이라든가 바다에 나가.. 감성충만 시 2015.06.22
[스크랩]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낭송:단이)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 감성충만 시 2015.06.22
[스크랩] 꽃 같은 눈물/박남준/(낭송:단이 권영임) 꽃 같은 눈물 박남준 노을이 지고 이윽고 밤이 다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언제인가 벌써 길섶의 풀잎들에 내려앉은 이슬, 이슬 방울들 갈잎으로 져야만 하는, 그러므로 안타까운 지는 잎새들의 맑은 눈물인가? 나는 무심결로도 저 맑은 잎새들의 눈물 밟으며 지날 수 없었다 남 몰.. 감성충만 시 2015.06.22
새와 나무 ㅡ 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 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없이 살아가는 뭇 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 감성충만 시 2015.06.16
이순간 ㅡ 피천득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 9 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 한다는 것.. 감성충만 시 2015.06.16
[스크랩] 들꽃으로 살라하네/김사랑/낭송:단이 들꽃으로 살라하네 김사랑/낭송:단이 세상욕심 다 버리고 바람처럼 살라하네 구름처럼 떠돌다가 들꽃처럼 있으라 하네 마음을 비운다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인가 보이는 이 없어도 부끄럽지 않는 들꽃처럼 그냥 피어 있다가 시들라 하네 말없이 산다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인가 우연히 길을 .. 감성충만 시 2015.06.15
[스크랩] 너를 기다리는 동안/황지우(낭송:단이)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 감성충만 시 2015.06.15
[스크랩] 그대 앞에 봄이 있다/김종해/(낭송:단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 감성충만 시 2015.06.15
[스크랩] 상리과원(上里果園)/서정주(낭송:단이) 상리과원(上里果園) 서정주(낭송:단이) 꽃밭은 그 향기만으로 볼진대 한강수 나 낙동강 상류와도 같은 융륭한 흐름이다. 그러나 그 낱낱의 얼굴들로 볼진대 우리조카딸년들이나 그 조카딸년들의 친구들의 웃음판과도 같은 굉장히 즐거운 웃음판이다. 세상에 이렇게도 타고난 기쁨을 찬.. 감성충만 시 2015.06.15
[스크랩] 삶/이동진/(낭송:단이) 삶 이동진 우리는 이렇게 기쁘게 살아야 한다 눈빛이 마주치면 푸른별빛이 되고 손을 맞잡으면 따뜻한 손 난로가 되고 두 팔을 힘주어 껴안으면 뜨겁게 감동하는 우리는 서로에게 기쁨이 되어 살아야 한다 얼마나 길게 살 것이라고 잠시나마 눈을 흘기며 살 수 있나 얼마나 함께 있을 것.. 감성충만 시 2015.06.15
[스크랩] 그리워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봄날 /복효근 그리워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봄날 복효근 봄볕이 하도 좋아서 꽃들이 핀다. 피어선 제 몸만한 됫박으로 햇살을 어디론가 자꾸만 퍼나르는데 왜 내 앙가슴께에 분홍빛 보랏빛이 벙벙하게 차오르는지 모르겠다. 그러면 나도 자꾸만 저 꽃빛에 살을 문지르고만 싶은 것이.. 감성충만 시 201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