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푸른 밤...나희덕/다시 듣고 싶은 올드팝 푸른 밤 나 희 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 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 감성충만 시 2016.07.09
[스크랩] 우체국을 지나며/문무학/(낭송:단이) 우체국을 지나며 문무학 살아가며 꼭 한 번은 만나고 싶은 사람 우연히 정말 우연히 만날 수 있다면 가을날 우체국 근처 그쯤이면 좋겠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기엔 우체국 앞만 한 곳 없다 우체통이 보이면 그냥 소식 궁금하고 써 놓은 편지 없어도 우표를 사고 싶다 그대가 그립다고, 그.. 감성충만 시 2016.06.27
[스크랩] 산문에 기대어/송수권/(낭송:단이) 산문에 기대어 송수권 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오던 것을 더러는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 감성충만 시 2016.05.25
[스크랩]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심순덕/(낭송:단이)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홀로 대충 부엌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 감성충만 시 2016.05.25
[스크랩] 동백 동백 박남준 동백의 숲까지 나는 간다 저 붉은 것 피를 토하며 매달리는 간절한 고통 같은 것 어떤 격렬한 열망이 이 겨울 꽃을 피우게 하는지 내 욕망의 그늘에도 동백이 숨어 피고 지고 있겠지 지는 것들이 길위에 누워 꽃길을 만드는 구나 동백의 숲에서는 꽃의 무상함도 다만 일별 해.. 감성충만 시 2016.04.24
[스크랩]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이정하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 이정하 -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가는 만큼 그대가 멀어질 것 같아서.. 가까이 다가가면 내가 다가가면 그대는 영영 떠나갈 것 같아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 그대가 떠나간 뒤, 그 상처와 그.. 감성충만 시 2016.04.21
[스크랩] 3월 ...나태주 3월 ... 나태주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 감성충만 시 2016.04.13
[스크랩] 그대/정두리/(낭송:단이) 그대 정두리 우리는 누구입니까 빈 언덕의 자운영꽃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없는 반짝이는 조약돌 이름을 얻지 못한 구석진 마을의 투명한 시냇물 일제히 흰 띠를 두르고 스스로 다가오는 첫눈입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늘 앞질러 사랑케 하실 힘 덜어내고도 몇배로 다시 고이는 힘 이.. 감성충만 시 2016.04.13
[스크랩] 봄이여, 사월이여...조병화 봄이여, 사월이여 조 병화 하늘로 하늘로 당겨오르는 가슴, 이걸 생명이라고 할까, 자유라고 할까, 해방이라고 할까, 사월은 이러한 힘으로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을 밖으로, 밖으로, 인생 밖으로 한없이, 한없이 끌어내어 하늘에 가득히 풀어놓는다 멀리 가물거리는 것은 유혹인가, 그리.. 감성충만 시 2016.04.12
[스크랩] 꽃 한송이 / 김용택 *꽃 한송이 간절하면 가 닿으리 너는 내 생각의 끝에 아슬아슬 서 있으니 열렬한 것들은 다 꽃이 되리 이 세상을 다 삼키고 이 세상끝에 새로 핀 꽃 한 송이 꽃 한 송이 *참 좋은 당신 어느 봄 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 감성충만 시 2016.04.12
[스크랩] 그리운 사람 올 것 같아 /김인숙/(낭송:단이) 그리운 사람 올 것 같아 바람 우는 날엔 님이 오시려나 흐려진 날씨만큼 저며 오는 가슴 뭉게구름 사이로 햇살 비추면 그리운 이 오시려나 숨이 막힐 거 같아 눈발 날리면 눈은 창밖을 향하고 먼 산 나뭇가지 흔들려 서글픈 마음 온도계만 바라보다 한줄기 그대 모습 보이면 뛰쳐 나가고.. 감성충만 시 2016.04.12
[스크랩] 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 봄이 오면 나는 이해인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 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햇볕이 잘 드는 안뜰에 작은 .. 감성충만 시 2016.04.11
[스크랩]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 이정하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 이정하 기차는 오지 않았고 나는 대합실에서 서성거렸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고 비옷을 이은 역수만이 고단한 하루를 짊어지고 플랫폼 희미한 가로등 아래 서 있었다. 조급할 것도 없었지만 나는 어서 그가 들고 있는 깃발이 오르기를 바랐다. .. 감성충만 시 2016.04.11
[스크랩]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예감/이정하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예감 아무리 짧은 순간 일지라도 이별이란 정말 못할 짓입니다 서로의 가슴속에 피멍이 드는 일입니다 당신을 내가 못 믿는게 아닙니다 떠나는 순간까지 웃음을 보이며 내 두손을 꼭 잡아준 당신을 내가 어찌 믿지 않을수 있겠습니까 내게 보이던 당신의 웃음 그웃.. 감성충만 시 2016.04.11
[스크랩] 길 위에서/이정하(낭송:오미희) 길 위에 서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안 갈 수도 없는 길이었으므로. 돌아가자니 너무 많이 걸어왔고 계속 가자니 끝이 보이지 않아 너무 막막했다 허무와 슬픔이라는 장애물, 나는 그것들과 싸우며 길을 간다. 그대라는 이정표, 나는 더듬거리며 길을 간다. 그대여, 너는 왜 저만치 멀리.. 감성충만 시 201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