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색에 검은색이 약간 들어간 들고양이 한마리가 현장에 보이기 시작한것은 한달 전부터였다.
현장의 일이 끝날때 쯤이면 어디선가 나타나서 외진 구석에 있다가 우리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퇴근하면 그는 이 넓은 현장을 자신의 집처럼 생각하는지 우리가 먹다 남은 빵과 음료수 그리고
간식을 먹을려고 갔다놓은 빵까지 모두다 그의 레이다 망에 포착이 되면 다음날 아침 우린 어김없이
빵껍질과 부수레기를 보면서 그가 왔다간 흔적을 읽어내곤 했다 .
그렇게 들고양이와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
어디로 들어오는지 알수가 없고 그저 쓰레기 봉투를 뒤저서 현장 바닥을 어지러피는것 외에는
그리 우리를 힘들게 하지 않기에 우리는 그 들고양이를 그저 무시하면서 살았다 .
너도 살고 우리도 같이 살자
그렇게 공존하면서 한달을 살았다 .
그러던 어느날 유난히 그 고양이의 배가 부른것이 보였다 .
" 언니 저 고양이 새끼 가진것 같어 "
" 난 모르겠는데 고양이를 자세히 본적이 없어 "
" 난 고양이 무서워해 "
그랬다 배가 불룩 하면서 통통한것이 임신한 배였던 것이다 .
며칠전 어느날과 같이 아침에 조회를 끝내고 기계가동을 시작하였다 .
잘 올라오던 원단이 갑짜기 안올라오고 기계가 작동을 멈추었다 .
무슨일인가 하고 원단이 담긴 수레를 보고 깜짝놀랬다 .
원단속에 고양이 새끼 네마리가 눈도 안뜨고 ...
내가 가공하는 원단속에서 모여있었다 .
" 어머나 세상에 아니 어떻게 이곳에있니 ? "
저 작은 고양이 새끼가 원단을 누르고 있으니 그것도 힘이라고 원단이 올라오질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
들고양이 엄마가 원단수레 깊숙한 곳에 새끼를 낳아놓은 것이다 .
가장 따뜻한 곳을 골라서 새끼들이 혹여 다칠세라 원단으로 덮으고 아침시간에 우리가 출근을 하자
새끼만 놔두고 엄마가 현장 밖으로 나갔다 .
그날부터 고양이 엄마와 우리 가공반 아줌마들사이에 묘한 심리전이 시작되었다 .
고양이를 수레 속에 놓아둘수가 없어서 빨간 소쿠리에 담아 원단을 깔고 춥지말라고 얇은 원단도 깔아주고
소쿠리를 현장 밖으로 내다 놓았다 .
새끼를 키우더라도 현장 밖에서 키우기를 바랬다
현장에 들어와서 온갖 원단위에 발자국을 남기고 쓰레기통을 뒤져 난장판을 만들어 놓곤 하니
밖에서 키우기를 바랬던 것이였다 .
다음날 현장에 출근하던 우리는 고양이 새끼를 놓았던 소쿠리를 보고 깜짝놀랐다
새끼 네마리가 한마리도 없었다 .
" 설마 다시 현장으로 들여놓치는 않았겠지 ... "
그런데 그 들고양이는 자신의 새끼 네마리를 모두 수레속 가장 따뜻한 곳으로 옮겨놓고는 다시
현장 밖으로 사라진것이다 .
아침이 되면 우리가 출근할줄을 알고 들고양이 엄마는 자신의 네마리 새끼만을 수레속 안전한 곳에
숨겨놓고는 우리가 안보이는 곳으로 도망가버렸다 .
낮시간 동안 얼마나 새끼가 보고싶고 걱정이 될까 ?
현장안이 따뜻하고 원단속 자신이 아는 깊숙한 곳에 새끼를 숨겨놓고
이곳 저곳 다니면서 배를 불리고 젖이 나오게 한다음에 저녁시간 우리가 퇴근하면
엄마고양이는 다시 새끼를 찾아와 젖을 주곤 하는 것이다 .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는 사실이 관리자들에게도 들어갔다 .
그런데 윗사람들은 고양이 새끼와 고양이에게는 별로 관심도 없고
고양이를 잡아야 한다는 사실에만 혈안이 되어있다 .
모성 본능인가 ?
우리는 어린 새끼 고양이들이 너무도 불쌍했다 .
낮시간 동안 엄마젖을 못먹는 것도 불쌍하지만 엄마 고양이가 관리자들에게 붙잡히면
새끼 고양이는 어쩌란 말인가 ?
새끼 고양이를 관리자들 모르곳에 숨기기로 했다.
어린 고양이들이 눈을 떠서 음식을 받아먹을때까지만 기르면 경비 아저씨께서 집으로
데리고 가시겠다고 한것이다 .
오늘도 우리는 엄마 고양이와 우리만 아는 장소에 새끼를 가져다 놓고
퇴근을 했다 .
오늘밤도 엄마 고양이는 새끼들에게 젖을 주면서 키우고 있겠지 .....
하찮은 동물들도 이렇게 자신의 새끼를 위해 따뜻한 공간과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줄려고
이곳 저곳 으로 새끼들을 이동하면서 춥고 안전한 곳을 찾아다니는 것을 보면서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어떠한가 ?
자신의 친아들과 딸에게 도둑질을 시키는 엄마....
자신의 친딸을 성폭행하는 아버지 ....
우리의 주위엔 고양이만도 못한 인간들이 많다 .
이틀동안 우리 현장안에 아무도 없으니 고양이 엄마 새끼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것이다 .
어서 어서 자라서 눈뜨고 건강하게 자라렴 .....
' 나의 하루 ' 카테고리의 다른 글
YES !! WAIT !! 그다음 NO 를 말해야 하는 이유 (0) | 2012.01.03 |
---|---|
백원짜리 팬티 들어봤슈? (0) | 2011.07.25 |
블로그를 통해 얻은 인연 ..험한 세상다리가 되어 (0) | 2011.02.06 |
이혼했어도 애들을 시댁에 보내는 이유는 (0) | 2011.02.02 |
비전이 있는 삶 ~~~~ 청소년이여 야망을 가저라 .. (0) | 2011.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