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뼈아픈 후회 - 황지우

하동댁 2021. 8. 7. 05:17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러놓고 가는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하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군데는 부서진채 모두 떠났다 

내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이동하는 사막 신전 

바람의 기둥이 세운 내실에까지 

모래가 몰려와 있고 

뿌리째 굴러가고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린다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끝내 자아를 버리지 못하는 그 고열의 신상이 벌곃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누구를 위해 그누구를 

한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내가 자청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한탄 도덕이 시킨 경쟁심 

그것도 파워랄까 그것마저 없는 자들에겐 

희생은 또 얼마나 화려한 것이었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의 말을 넣어주는 바람이 떠돌다 지나갈 뿐 

나는 이제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 누구도 나를 믿지 않으며 기대 하지 않는다 

 

 

'감성충만 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늬들 - 이병률  (0) 2021.08.28
등뒤의 사랑 - 오인태  (0) 2021.08.18
내가 아침마다 걷는 길 - 이호준  (0) 2021.08.05
고맙다고 속삭여 봅니다 - 정외숙  (0) 2021.08.02
8월의 시 - 오세영  (0) 2021.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