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내가 아침마다 걷는 길 - 이호준

하동댁 2021. 8. 5. 04:46

내가 아침마다 걷는 건 길이 아니라 시간이다 

하루살이의 짧은 생을 함께 걷는 것이다 

잠에서 깬 나비의 첫 날개짓을 걷는 것이다 

멧비둘기의 목쉰 노래를 걷는 것이다 

느리게 흐르는 강물의 옛이야기를 걷는 것이다 

저기 저 노인의 등굽은 날들을 걷는 것이다 

오늘 죽은 이의 마지막 아침을 걷는 것이다 

오늘도 이쪽의  시간을 지고 저쪽으로 걸어간다 

죽는 날까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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