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여행 )

김제 벽골제를 다녀오고 ....

하동댁 2010. 10. 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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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시까지 준비하고 아파트 정문 앞으로 내려와 "

"알았어 고마워 "

아직 씻지도 않은 시간에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첨에는 시간이 없다고 튕기던 놈이였다.

오늘중에 막아야할 돈 문제로 복잡한데 뭔 사진 개풀틀어먹는 소리냐고 하던 친구였다.

그래서 아침에 포기하고 있었는데 다시 전화가 온것이다.

자슥 갈것같으면 그냥 좋게 데려다 줄것이지 꼭 한번은 뺀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몇시간 운전기사 노릇을 해준다고 하니 고맙다 생각하고 얼른 준비하고

친구차를 타고 11시 정각에 출발했다. 머리속에 입력된대로 망해사하고 심포항을

가자고 했다. 코스모스 길하고 ....

 

"저기봐 넘 멋있다 그치 " 

"뭐가 멋있어 하나도 안멋있구먼 " 

"이 화상아 이길이 안 멋있다구 ?"

"코스모스 첨보냐? " 

애구 이런 친구하고 난 이길을 달렸습니다. 

낭만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멋대가리 하나 없는 친구하고 ,,,,

"내눈엔 아무것도 안보여  그저 돈생각만나 "

"아직도 해결 안봤어?   부처줬잔아 그돈으로 모자라 ? " 

"대출금 이자 넣어야해 "  " 그돈이 얼마인데 " " 십만원 " 

"이화상아 십만원 모자라서 인생 다산 얼굴이냐 ? " 

에구 몬살어  어서 이걸 친구라고 .......... 

 

 

광활면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김제 지평선 축제에 준비하여 만든 인형들이 날 반긴다.

" 경희야 온통 너 닮은 얼굴들이 잔뜩이다 . "

" 내가 이렇게 이뻐 " " 이게 이쁘냐?  너눈엔 ? "

" 겁나게 이쁜디 .. "  " 너 아직 완치 안됬나 그병은 약이 없냐 "

" 나땜시 이런 멋진 장면 보는줄 알아라 ,  너 어제  내전화 안받았으면 집에서 티브이나 보고 있을거다

오늘 나땜시 횡재한줄 알아라 .  " 

 

 

 

 

 

 

 

 

              

 

 난 아직도 어린애 인지 이런 인형들이 넘 좋다.

예전에 닥종이 인형 연구가 김영희 여사의 책을 보면서 이런 인형들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인형의 얼굴속에 담아있는 인생의 희노애락의 모습이 보면 볼수록 끌리는 묘한 매력이 있다.

심포항과 망해사로 향했다. 가는길에 펼처진 김제의 광활한 평야와 끊없이 펼처진 살사리꽃의 향연!!!

 

 

 심포항에 도착했다. 바람이 많이 분다.

카메라를 누룰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세차다.

점심을 사줄테니 뭘 먹을것이냐고 하자  꽃게탕이 먹고 싶다고 한다.

싼것좀 먹지 우라지게 비싼것도 먹는다.  난 젊은 남자가 서빙하는 조개구이가 먹고 싶었는데..

다 먹고나서 말했다.  " 난 저 젊은영계가 시중들어주는 조개구이가 먹고 싶었는데 "

"야 그림의 떡이여  걸떡대지마 "  " 말 안해도 알아 ~~~~~~~~~ "

 

 

 

 

 망해사 노을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왜그런지 알수 있겠다. 바다너머로 노을이 황금색으로 물들을것 같다.

우리와 같이 어느 40대 중반의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

"지것 아니고 남의것 데불고 왔네 "

"이친구야 그렇게 말하지마  저 사람들도 우릴 그렇게 생각해 "

"아냐 저사람들이 젊은 사람이 할머니를 모시고 다니다고 생각할꺼다 "

 

 

 

           

  

투덜대면서도 갖은 구박을 다하면서 날 위해 세시까지 시간을 내준 고마운 친구 !!

너땜시 오늘 나 이경희 좋은 시간 만들고 감성 충전하고 멋진 장면들 많이 보았구나 .

힘든 일 빨리  풀리고 잘되었으면 한다.

 

 굄돌님이 내준 두번째 숙제 무사히 마치고 집에오니 세시 ,,,

 이제야 사진 정리하고  짧은 여행후기 적고 나니 회사 출근할 시간이다 .

 오늘 이 가을바람 마시고 왔으니 나 이제 한주는 열심히 일할수 있을것 같다.

 꽃게탕 값이 좀 비싸긴 했지만 그래도 이 친구가 내게 내준 소중한 시간에야  비길수 있으랴 .

 친구가 자기 사진 커다랗게 나온것 올리라고 했지만 주제 파악을 해야지 ,

 그렇게 올릴정도로 너 그렇게 멋진 사내 아니라는것 너 모르니 ?  이 화상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