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나는 야간 근무를 마친 동료들과 함께 아침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희연이가 말했다. " 언니 아주싸고 맛도 좋은 식당을 알어
우리 거기로 가자 " : 그래 가보자 " 도착해보니 영등동 중심가에 자리잡고 있는 대형식당이다. 전주 콩나물 국밥집인데 값도 3800원 하는
착한 식당이다. 물론 맛도 가격대비 엄청 좋다. 식당에 자리가 없어 기다려서 먹어야 하는 곳이다. 5분이 지난후 자리가 나서 우리
세사람은 콩나물국밥을 맛있게 먹고 나왔다. 동료랑 만나면 이야기꽃이 끝도없이 이어진다. 식사를 마친후 우리는 자리를 이동했다. " "희연아 이름이 너무 올드하다 그치 꽃다방이 뭐야" " 그래도 가보자 커피값이 천원이네 " 우리는 망설임없이 이층 꽃다방으로 올라갔다. 처음 꽃다방 이라고 해서 나이 먹은 우리 같은 남성분들이 시간 때우고앉아서 있으려니 했건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우린 어안이 멍멍했다. 화려한 조명에 곳곳에 커나란 꽃나무 대형테이블 젊고 생기발랄한 젊은애들이 노트북을 놓고 공부를 하는 모습이 내가 생각했던 다방과는 거리가 먼 풍경이 존재했다. 아메리카노 세잔 주문하고 우리는 신나게 수다 삼매경에 빠젔다. 동료와 수다를 떨면 공동의 화제거리가 있어서 좋다. 우리 요양원의 어르신들 이야기 같이 일하는 샘들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저 재미있어서 웃고 떠들면서 시간을 보냈다. 일어서기 오분전 이쁜 순정샘이 만원 한장을 꺼내서 희연샘에게 주면서 하는말 " 희연샘 이돈으로 로또좀 사봐 샘이 운이 좋으니까 샘이 로또사서 우리 세사람 삼등분 하는거야 알았지 " 하면서 만원을 주었다 다음날 아침 희연샘은 근처 부송동 로또판매점에서 로또 만원어치를 사가지고 출근을 했다. 부송동 로또 판매점은 그동안 일등이 7번이나 나온 명당자리라고 씌여져있던 곳이다. 그곳에서 사온 로또라고 하면서 희연샘이 열변을 토하면서 로또복권을 나누어준다. 그중 4종류의 번호가 적힌 로또 한장은 나의 지갑속으로 들어갔다. 물론 일등을 하면 똑같이 나누어 가진다는 약속을 전재로 하고 ......
다음날 부터 난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가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곤 했다. " 만약에 말야 내가 일등이 된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
제일 먼저 서울에 살고 있는 작은애 월세 안내도 되는 전셋방을 하나 얻어줘야지 그 작은 월급으로 45만원씩이나 되는 돈을 방세로
사는 작은애 한테 원룸 전세로 하나 얻어 줘야지 그리고 내동생 한테 죄값을 갚아야지 빚진돈 다 탕감해줄꺼야 그리고 여유
돈으로 일억을 줘야지 내가 미안했어 속죄하고 싶어 하면서 크게 맘먹고 그 빚을 갚아줄꺼야 그리고 우리 큰딸 과 사위 밤에
잠안자고 돈벌면서 집 살려고 고생하는데 34평 아파트 한채 사줘야지 ..... 나는 지금 집도 좋아 그냥 통장에 오천만원만
넣어놓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 그런 상상을 수도 없이 하면서 하루 이틀을 보냈다. 오늘 점심 시간 우연하게 원장님이 내 앞에서
식사를 하시게 되었다. 그런데 이 무슨 용기인지 나도 모르게 난 원장님한테 해야 할말이 있다고 하면서 심각하게 말문을 열었다.
" 원장님 저요 다음주 월요일부터 어쩌면 무단결근 할지도 몰라요 " " 아니 왜요 ?" " 실은 제가 로또를 샀어요 그런데 일등이 되면
아마도 요양원을 못나올것 같아요 그래서 말인데요 만약에 제가 못나오게 되면 제 퇴직금은 우리 선생님들 회식비로 써주세요 "
" 하하하하하 " 원장님은 큰소리로 웃으시면서 내게 악수를 청하시면서 하시는말 " 그럼 그중 삼분의 일은 꼭 저를 주셔야 해요 "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내가 말했다. " 조금 큰돈이긴 한데 고려해 보겠습니다 " 옆에 계시던 샘들이 일제히 소리내어 웃었다.
" 경희샘이 로또를 샀데 " 난 이제야 알것같다. 세일즈맨들이 한장의 로또 복권을 지갑에 넣어두고 다니는 며칠동안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혹시나 하는 기대와 부푼 꿈을 꾸면서 일주일을 버틴다는 것을 .....
어제 근무 하면서 나는 어르신들께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 어르신들 제가 할말이 있어요 실은요 제가요 이번에 복권을 샀어요
일등이 당첨 되도록 어르신들이 하나님께 꼭 기도 해주셔야 해요 제가 일등이 되면 어르신들 아주 따뜻한 옷 한벌과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께요 그러니 오늘밤과 내일 아침 그리고 그 다음날 밤과 아침에 일어나시면 꼭 기도 해주셔야 해요 웬지 하나님이
제 기도 보다는 어르신들 기도를 들어주실것 같아요 어르신들은 신앙심이 좋잖아요 꼭 부탁드려요 " " 물론이지 이선생 내가 꼭
기도 해줄께요" 이럴때는 중복 기도가 좋다고 했어 어르신들도 날위한 기도를 해주신다고 했으니 한번 기대해봐 이무슨 기분좋은
상상인가 ...... 오늘 나이트 근무 라서 기분 좋게 출근을 했다. 물론 나는 로또는 잊고 있었다. 내일이 추첨일 이라는 것도 .... 단순한
사람인 나는 당장에 오늘 일만 기억하고 살아서 이삼일 뒤에 일은 내 기억속에 잘존재하지 못한다. 그런데 출근을 한후 어르신들께
인사를 하기 들렀다 " 어르신들 잘지내셨어요 저 출근했어요 " " 이선생 이리와봐요 내가 오늘 기도 많이 했어요 이선생 꼭 로또 당첨
되라고 ..... " 2호실에서도 3호실에서도 온통 어르신들이 한결같이 날위한 기도를 해주셨다면서 언제 당첨 발표하냐고 물으신다.
아이고 사랑스런 우리 어르신들 ....
하나님 하늘에서 들으셨나요 ? 우리 어르신들의 간절한 기도를 .... 만약 들으섰다면 정말 들어주셔야 해요 제기도 말고 우리 어르신
들 기도요 ..... 오늘밤 지나고 내일 이면 추첨을 한다. 어디 한번 기대를 해볼까 !!!!! 아 물론 안되도 상관없다. 일주일동안 행복했으니까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한다. 하지만 되면 더좋다. 아주 많이 하늘 땅 만큼 ....
2017년 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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