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난 드라마를 자주본다. 예전에는 독서가 최고라고 책보다 더좋은 것은 없다는 가식적인 단어를 자주 주절거리
기도했건만 지금은 그저 리모콘으로 드라마에 푹빠져산다. 얼마전 끝난 응사는 금요일 저녁을 목빠지게 기다리게
하는 어쩜 되는일 하나 없는 나에게 금요일 저녁 유일한 낙이기도 했다. 마지막 나레이션은 참으로 멋졌다.
" 지금은 비록 세상의 눈치를 보는 가련한 월급쟁이지만,
이래뵈도 우린 대한민국 최초의 신인류 X 세대였고
폭풍 잔소리를 쏟아내는 평범한 아줌마가 되었지만,
한때는 오빠들에 목숨 걸었던 피끓는 청춘이였으며,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 모두를 경험한 축복받은 세대였다.
70년대 음악에
80년대 영화에
촌스럽다는 비웃음을 던졌던 나를 반성한다.
그 음악들이, 오빠들이
그저 음악과 영화가 아닌 당신들의 청춘이였고, 시절이였음을
이제 더이상 어리지 않은 나이가 되어서야 깨닫는다
2013년 12월 28일
이젠 나흘뒤 우린 마흔이 된다 ( 물론 나는 더 많이 먹었지만 )
대한민국 모든 마흔살 청춘들에게
그리고 90년대를 지나 쉽지 않은 시절을 버터
오늘까지 잘 살아남은 우리 모두에게 이말을 바친다.
우린 참 멋진 시절을 살아냈음을
빛나는 청춘에 반짝였음을,
미련한 사랑에 뜨거웠음을 ,
기억하느냐고.
그렇게 우리는 왕년에 잘 나갔였노라고
그러나 어쩜 힘겨울지도 모를 또다른 시절을
촌스럽도록 뜨겁게 살아내 보자고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그리운 그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90년대여 ~~~~~~ "
지난 세월 힘들었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머리속에 떠올려지고 그 힘든 시절 잘 버터준 나에게 상을 주고 싶은 맘이 들게도
했던 드라마 였다. 응사가 끝나고 이제는 황당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었건만 그런 황당함에 코웃음치지 않고 그들의
사랑이야기에 목숨걸고 드라마 대사 하나에 몰입하면서 보는 별에서온 그대 지난번 회차에서 천송이가 한말이 공감이
가면서 내 가슴에 꽂혔다.
" 내가 이번에 바닥을 치면서
기분 참 더러울 때가 많았는데
한가지 좋은 점이 있지
사람이 딱 걸러져
진짜 내 편과 내 편을 가장한 적
인생에서 가끔 큰 시련이 오는것
한번씩 진짜와 가짜를 걸러내라는
하느님이 주신 기회가 아닌가 싶다. "
아마도 나의 삶의 현실과 닮아 있는 부분에서 였을 것이다. 내 삶은 지금 일 년전 일월에서 멈추어있다.
도민준처럼 시간을 멈추는 능력이 있는 초능력자도 아니면서 내 삶은 2013년 1월 20일 이라는 시공간에
멈추어있다. 그날 이후 내 시계는 전혀 돌아가지 않았다. 그저 들숨 날숨만 쉬었다. 공부도 책도 여행도
사진도 모두 다 내 머리속에서 지워젔다. 친구를 믿었다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이고 잘못된 것이였는지
엄청난 금액의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통감하기도 했다. 매일 매일이 지옥이였다.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기만 하는 시간들이였다. 고장난 머리속의 테입은 플레이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재생되어
쉬지 않고 끊임없이 돌아갔다. 그렇게 일년을 보냈다 난이제 내 뇌속에 들어앉아있는 고장난 테입의 지극히
얇고 가느다란 검은색 테입의 선을 한가닥 길게 늘어진 그 가는 선을 다른 뇌가 다치지 않도록 잡아빼고있다.
" 너 이제 그만 그자리에서 나와 "
드라마를 보면서 내 삶의 모습과 비교도 해보고 " 그래 맞아 어쩜 내 생각과 똑같지 " 하면서 공감도 하면서 .....
조금씩 아주 조금씩 한걸음 한걸음 걸음마 시작하는 어린 아이처럼 난지금 목발을 버리고 기브스도 풀고
걸음 연습을 하고 있다. 왼발 한쪽에 온힘을 지탱하면서 ....
아직도 뼈가 온전히 붙지 않아서 조심 조심 걸어다닌다. 다시 기운을 내본다.
어차피 견뎌야 한다. 살아야 한다. 다 잊자 ...... 힘을 내보자
내 인생이다. 그누구도 대신 살아줄수 없는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로 실망하지 않기 절망하지 않기
" 하면된다는 말을 다 믿지는 않는다. 그러나 안하면 된다는 말은 아예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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