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보와 리뷰

[스크랩] 홍도 (다산책방) 10

하동댁 2013. 10. 5. 16:46

 

 

 

 

 

 

 

내 네 년을 오독오독 씹어먹을 테다.” 역모 누명을 쓴 아비의 저승길을 조롱한 한 창기의 다리를 물어뜯으며 어린 홍도가 던진 독기어린 대사는 전율 같은 예감을 불렀다. 이 당돌하고 당찬 여자아이는 사백 년 시간을 달빛처럼 건너와서 세상을 제 치마폭으로 휘감아버릴 것이라고. 그러니 홍도를 밤에 품지 마시라. 무엇에 홀린 기분으로 꿈과 같은 아침을 맞고 싶지 않다면. 소름끼치는 추동력과 흡입력이 이 작가의 필살기이다! _정유정(소설가)

 

 

 

나는 당신을 400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1561년은 신유년이고 경진년은 1580. 1580년생이시면 올해로433?”

여자가 남자에게 눈길을 맞춘다.

그렇다면 저는, 1986년 병인년에 태어나 올해로 겨우 27살인 김동현입니다.” _본문 중

 

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역사에 대한 심오한 장악력과 압도적인 흡입력!

 

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난설헌, 밑바닥 인생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제2회 수상작 프린세스 바리에 이어 혼불의 정신을 잇는 제3회 수상작으로 김대현의 홍도가 선정됐다. “일찍이 벤야민은 중요한 작품은 장르를 세우거나 아니면 지양하는 작품이며, 완벽한 작품들에서는 그 둘은 합쳐진다고 한 적이 있거니와 혼불은 벤야민적 의미의 완벽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이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무런 색채가 없는 수많은 문학상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유독 혼불문학상만이 그 색채와 특성, 그 진정성이 점점 더 진해져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할 만하며 또한 주목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심사평에서)

 

홍도는 한 여인의 기구한 삶과 사랑이 역사의 모순과 부조리와 맞물려 펼쳐지는 작품이다. 138편의 응모작 가운데 홍도다른 응모작들을 압도하는 흡입력’,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역사에 대한 심오한 장악력’(심사평), ‘역사의 갈림길을 휘몰이장단으로 몰아가는 서사가 생생하고 장대할 뿐 아니라, 오랜 시간을 통과해온 두 인물의 정한 많은 사랑도 눈물겹다’(박범신), ‘역사를 가지고 놀 줄 안다’(류보선), ‘소름끼치는 추동력과 흡입력이 이 작가의 필살기이다’(정유정), ‘개인의 소소한 삶과 커다란 사회적 사건들을 적절히 배합하는 균형감각’(최재봉) 등의 평가를 받으며 본심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당선작으로 결정됐다.

 

 

홍도, 그녀의 운명을 뒤흔든 세 번의 사랑

기축옥사, 임진왜란, 천주박해일본, 진주만, 핀란드

 

기억은, 기억이란 게 항상 제멋대로입니다.

사람은 제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을 기억하기 마련이지요.

그러다보니 제가 기억한다고 모두 사실인 것만은 아닐 겁니다.” _본문에서

 

소설은 정여립에 대한 영화를 준비하던 27살 동현이 자신이 433살이라고 주장하는 홍도를 만나며 시작된다. 헬싱키 반타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8시간의 비행 동안, 동현은 자신이 정여립의 외손녀이며, 400여 년을 늙지 않고 살아왔다는 홍도의 이야기를 시나리오소설이라 생각하며 듣는다. 그러나 홍도의 미모와 엉뚱함에 반해 그녀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었을 뿐인 동현은 이야기가 오가는 동안 타고난 이야기꾼이란 생각이 드는 홍도의 이야기에 서서히 빠져든다.

 

홍도는 자신의 아버지가 기축옥사(1589) 때 외할아버지인 정여립과 함께 역적으로 몰려 목숨을 잃은 이진길(정여립의 생질)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임진왜란(1592) 때 일본으로 끌려가 이연왕희라는 묘비명만 남기고 죽은 원수(선조)의 딸 정주옹주에게 복수를 하고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한다. 그리고 양반과 천민의 자식으로 만났지만,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자치기와의 운명적인 사랑과 이별까지. 동현은 홍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울고 웃으며 홍도가 애절하고 허무맹랑한 얘기를 마칠 때마다 생각한다. “궁금하다. 홍도는 과연 앞으로 어떤 상상을 펼칠 것인가?”(72)

홍도의 이야기는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잃는 순간, 영생을 얻게 되면서 다시 이어진다. 그녀는 백 년이 지나고 이백 년이 지나도죽지 않았고, 기근이 들어 풀뿌리조차 말라 비틀어져 사람들이 다 죽어가도 새벽녘 이슬 한 방울이면 죽지도 않았다.”(287) 그녀는 천주교도들이 박해를 당하던 1801, 자신의 아버지가 다시 태어난 모습인 김한빈을 조우하고, 조선인 첫 이민자를 태운 현해환(1902)을 타고 일본으로 가서 정주옹주의 환생인 네덜란드인 과 만난다.

 

비행기 도착시간이 다가와도 동현은 홍도의 이야기에서 거짓을 밝혀내지 못한다. 죽은 이들과 다시 만나 사랑을 나누는 홍도동현은 도저히 믿기 힘든 홍도의 이야기 속에서 혼란을 느낀다. 늙지도 죽지도 않고 살아왔다는 홍도의 사랑과 이별, 희망과 절망은 반복되는 역사의 주요 사건들과 맞물려 동현이 가진 의문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그리고 동현은 8시간의 비행이 끝날 무렵,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운명과 마주하게 된다. 기축옥사, 임진왜란, 천주박해조선, 일본, 진주만, 암스테르담, 핀란드그리고 마침내 돌아온 한국. 두 인물 사이에는 400년 넘는 세월과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 오간다.

 

바닷물이 깊다고들 하지만

 

내 그리움에는 반도 미치지 못하리라

 

조선이 망하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다시 나라가 세워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들끼리 갈라져 전쟁을 했다는 소식도 보았지요.

제가 나고 살던 곳이었으니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했습니다.”(본문에서)

 

이 허무맹랑한 얘기가 제발 사실이기를, 하는 심정으로 책장을 넘길 만큼 소설 홍도는 절실해서 좋다.”(이병천) 400년이 넘는 사랑과 기다림은 장소와 시간에 얽매이지 않는다. “남녀 주인공들 성격만큼이나 호방하고 활달한 상상력으로 작가는 광활한 시공간을 자유롭게 주유한다.”(최재봉) 의뭉스런 홍도에게 천연덕스럽게 말을 붙이는 동현과 그런 동현의 마음을 휘어잡으며 길고긴 세월 속에서 슬픈 사랑을 끄집어내는 홍도 사이의 대화를 따라 읽어가다 보면, “이런 사랑이 이 현실에서도 분명히 실재한다고 믿는 작가의 우직한 진심”(하성란)을 느낄 수 있다.

홍도는 무엇보다 압도하는 흡입력을 갖추고 있었다. 아마도 이는 홍도라는 캐릭터가 발산해내는 매혹과 문제성에 기인할 것이고, 홍도를 아주 자연스럽게 홍도가 빛날 수 있는 역사적 순간에 가져다 놓을 수 있는 작가 특유의 역사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역사에 대한 심오한 장악력에 그 뿌리가 있을 터이다. ‘홍도라는 한 매력적인 캐릭터 덕에 우리는 이제까지의 역사와 달리 타자의 윤리학과 정치학이 팽팽하게 살아 있는 또 다른 역사상을 가지게 되었는바, 이것만으로도 홍도의 문제성은 단연 압도적이라 할 만하다.” (심사평에서)

 

 

추천사

 

소설 홍도는 힘있게 읽힌다. 조선 중반으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곡절 많은 역사의 갈림길을 휘몰이장단으로 몰아가는 서사가 생생하고 장대할 뿐 아니라, 오래 시간을 통과해온 두 인물의 정한 많은 사랑도 눈물겹다. 민족구성원인 우리 모두가 누대에 걸쳐 헤치고 나온 가시밭길의 신선한 재현이 아닐 수 없다. _박범신(심사위원장, 소설가)

 

이 허무맹랑한 얘기가 제발 사실이기를, 하는 심정으로 책장을 넘길 만큼 소설 홍도는 절실해서 좋다. “절실하니께 살아야제, 어쩌겠는가하고 말하는 작중 인물의 독백처럼 이 소설의 도처에 보이는 절실함 하나쯤 얻어 가시기를 권해드린다. 절실함으로 모든 것을 견뎌냈다고 한다. 그게 홍도처럼 늙지 않고 죽지도 않으면서 무려 사백여 년을 버틸 수 있는 묘약이 된다. _이병천(소설가)

 

내 네 년을 오독오독 씹어먹을 테다.” 역모 누명을 쓴 아비의 저승길을 조롱한 한 창기의 다리를 물어뜯으며 어린 홍도가 던진 독기어린 대사는 전율 같은 예감을 불렀다. 이 당돌하고 당찬 여자아이는 사백 년 시간을 달빛처럼 건너와서 세상을 제 치마폭으로 휘감아버릴 것이라고. 그러니 홍도를 밤에 품지 마시라. 무엇에 홀린 기분으로 꿈과 같은 아침을 맞고 싶지 않다면. 소름끼치는 추동력과 흡입력이 이 작가의 필살기이다! _정유정(소설가)

 

남녀 주인공들 성격만큼이나 호방하고 활달한 상상력으로 작가는 광활한 시공간을 자유롭게 주유한다. 퓨전사극 풍 터치에 윤회 전생하는 사랑 이야기라는 소재가 자칫 식상한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개인의 소소한 삶과 커다란 사회적 사건들을 적절히 배합하는 균형감각이 돋보인다. _최재봉(한겨레신문 기자)

 

사백여 년을 죽지 않고 살아 한눈에 자신의 연인을 알아보는 홍도라는 인물에 숨을 불어넣은 것은 근대까지 아우르는 작가의 꼼꼼한 역사 재현의 솜씨도 솜씨이지만, 무엇보다 소설의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작가의 신념이었다. 이런 사랑이 이 현실에서도 분명히 실재한다고 믿는 작가의 우직한 진심이었다. 결국 작가의 그 진심이 통했다. _하성란(소설가)

 

 

차례

사백서른세 살

여섯 살

한성

기축년 시월 초이틀

달빛에 그리운 그림자

변고

사정전

결론은아직 모른다

리진길

어딜 가시겠다는 건가?

지금 이순간

의문

이제 다 이루었다.

오라버니

붉은 제비부리댕기

회령성

뒤바꾼 운명

오카야마 성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정주

흉악무도한 도적떼

항아

그대로 죽어도

영영

바닷물이 깊다고들 하지만

김한빈

죄의 사하심을 믿으며

순교

현해환

믿는다

이제 무슨 말이 필요하랴

 

심사평

작가의 말

 

작가 약력

 

김대현 1968년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 단편영화 <영영>으로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 진출했으며, 핀란드 팜페레국제단편영화제에서 디플로마스오브메리트를 수상하고 이란 국제청년단편영화제에서 1등상을 수상했다. 이후 영화 시나리오와 TV단막극을 집필했다.

 

본문에서

 

세세한 사정까지는 잘 알지 못한다던 홍도가, 사백이십여 년 전 여섯 살배기 시절들을 거침없이 이야기 한다. 가능한가? 동현은 여섯 살 적 어느 봄날을 떠올려본다. _본문 31

 

아직까지는 빈틈없는 완벽한 구성이다. 물론 자치기와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자치기 속내를 들여다보는 듯 묘사를 하기도 했다. 마치 전지적인 삼인칭작가 시점으로. _본문 85

 

1589년 음력 1027, 군기시 앞에서 펼쳐졌던 정여립을 비롯한 역적들의 책형은 한마디로 이벤트였다. 지치고 굶주리고 칭얼거리는 백성들을 달래기 위해 주상전하이신 임금이 베푸는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용 빅 이벤트였고 페스티벌이었던 것이다. _본문 148

 

,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아마도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계시지 않습니까?”

…….” _본문 280

 

함경도 땅을 어슬렁대다가 북쪽 오랑캐가 쳐들어왔다 하여 전쟁터에서 베여죽고 찔려죽으러 남한산성으로 나섰더니 임금이 대신하여 땅바닥에 이마를 처박고 항복을 했다고 했다. 입에 칼을 물고 엎어져도 칼날이 부러졌고, 도적질에 패악질을 일삼아 곤장이라도 맞아 죽을라치면 나라에 경사가 있다면서 사면령이 떨어졌다. 홍도는 죽을 수 없었다. _본문 288

 

홍도는, 처음 만나던 날 그대로인데…… , 이렇게 늙어버렸어…… 홍도…… 나중에, 먼 훗날 언제라도 날 다시 보게 된다면…… 내가 누구든지 간에 먼저 아는 척을 해줄래? 내가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 _본문 365

 

기억은, 기억이란 게 항상 제멋대로입니다. 사람은 제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을 기억하기 마련이지요. 그러다보니 제가 기억한다고 모두 사실인 것만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제 기억 속에 남아 있으니 분명히 터무니없는 것들만도 또한 아닐 것입니다.” _본문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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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예쁜글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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