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노년은 열정을 가지고 배우고 .. 커피를 마시면서.

하동댁 2010. 12. 23. 06:19

 

 

 

 

 

"언니 오늘 주간이시지요 ? "

" 저 오늘 수업이 일찍 끝나서요  커피 한잔 하실래요 ? "

퇴근무렵 문자가 왔다.

언제나 상큼 발랄 톡톡튀는 반여사와의 커피 한잔  기분 좋은 일이다.

일식집에서 간단한 일식으로 저녁을 먹고

모양은 겁나게 이쁜데 맛은 그리 .... 

"안에 들어있는 초록색 이것이 뭣이라나 ? "

"이것은 오이구요 안에 치즈와 생선회가 들어가 있어요 "

"그려 난 요런것보다 그냥 김치찌게에다 반찬 많은  밥상이 더 좋은디 그래야 밥먹은것 같아야 "

"오늘은 이렇게 드셔보세요 . "

"겁나게 비싸보인다 "

" 아 제가 공짜 티켓 한장 있어요 "

"하긴 뭐 공짜니 먹어보자 "

" 내가 언제 요런것 먹어보겠니 ..  "

사진을 이쁘게 찍어야 겠다고 디카를 들이대니  얼라라 ?  밧데리 아웃이다.

블로거 로서의 기본 매너가 안되어 있다 . 비상 밧데리를 찾으니 없다.

가방을 바꿔 들고 오는 통에 빠트린 것이다 .

할수 없이 핸폰으로 몇장 찍었으나 애개개  조정이 잘못되어 있어 건질만한 사진 한장이 없다.

그토록 먹기 아깝고 색감도 화려한 음식 사진 한장 건지지 못했다.

일식집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우린 커피 한잔 하려 자리이동을 했다.

반여사 완전 커피 매니아이다.

 

 

 

 영등동 중심가에서 커피 맛으로 유명한 곳이란다.

이 커피솝 주인이 원대 교수라나 ?

교수가 직접 로스팅을 하고  커피를 만들어 주는데 그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한시간 가까이 그녀의 커피이야기를 들었다.

잘 들어주는 것도 대화의 좋은 방법이다.

" 언니 이것은 커피에다 초코랱을 넣고 그위에 크림을 넣은 카푸치노 라고 해요 "

" 그려 나는 커피는 그냥  자판기 300 원짜리 커피가 젤로 만나야 "

" 전요 언니 중국에 나갔다 오면서 가끔 아주 비싼 커피를 사가지고 와요 "

" 그리고 이곳에서 로스팅을 해서  집에가서 커피를 만들어서 마시는데 그맛이 정말 일품예요 " '

"어째그리 커피를 잘아니 ? "

" 제가요 커피 전문점을 할려고 많이 배웠어요 "

" 그랬구나 "

 

 

 "언니는 무슨일이 하고 싶으세요 "

" 나 내년에 방통대 들어가서 국문과 다니고 싶어 "

"언니 제가 알아봐 드릴께요  하세요 "

" 얼마든지 할수 있으세요  전요  법과를 다니고 싶어요  언니 우리 같이 다닐까요 ? "

에구 일반대학에서 국문과 전공하고 다시 유아교육과 까지 나온 반여사 법과를 다녀보고 싶으시단다.

그 정열 그 누구도 따라 갈수가 없다.

" 언니는 충분히 하실수 있으세요  도전해 보세요 . "

" 그래 해볼려고 한다.  아직 난 뭐든 할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 "

" 언니 나이가 이른 나이는 아녀요  졸업하면 55살이 되어요 "

"  그래도 노년이 될수록 열정을 가지고 무언가를 배우라고 했어 "

" 그렇기는 하지만 결코 이른나이는 아니라는 거지요 "

" 왜들 사람들은 나이 50을 넘기면 자기 나이를 잊을려고 하지요 "

에구 이 아줌마 논리적인 사고  내가 이길수가 없다 .

아무리 늙어도 해야 한다고  책에서 보고 배웠다고를 강조해도 통하지 않는다.

당신은 지금  50살을 넘긴 촌로라는 사실을 자꾸 강조하신다.

분명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용기를주고  도전해보라고 하지 ....

아  물론 도전해보라고 했다  하지만 당신의 나이를 잊지 말라는 것이다.

열정만으로 모든것이 되는것이 아니라는 현실도 망각하지 말래나 .......

 

 

 

 "언니는 또 무엇을 배우고 싶으세요 "

" 나 피아노 "

" 그래요 왜요 배워서 뭐하실려고요 "

" 뭘 하는것이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피아노로 연주 해보고 싶어 "

" 그러면서 그속에 빠지고 싶은거지 ..  항상 그런 생각을 했었지  이 멋진 곡을 내가 피아노로 연주해보고 싶다 는

생각을 ...  그래서 배우고 싶은거야  내년부터 시작할꺼야  참 운전면허도 딸꺼야 "

" 하세요 언니  뭐든 이젠 자신을 위해서 사세요 "

" 그럴꺼야 "

 

방통대도 다니고  피아노도 배우고 운전면허도 따고

아참 내년엔 책을 100권을 읽어야 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

이 모든일 내년에 다할수 있을까 ?

미리 부터 포기하고 못할것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꿈은 원대하게 꾸어야  썩은 호박이라도  찌를수 있는 것이다 .

 

그녀와의 멋진 데이트 ....  항상 현실속에서 행복을 찾을려고 난 노력한다.

반여사 오늘 행복했어 ... 

" 언니 이것 잊지마세요  언제나  행복은 남의 불행을 보면서 자신의 행복함을 느껴요.  

  누군가의 불행함을 보면서 나의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지독한 이기주의 지요 .   "

 맞는 말이다 . 

 누군가의 불행한 삶을 보면서 나는 그보다는 더 행복하다는 생각보다는

누구와의 비교없이 내 삶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오늘 그녀와 데이트 후 내가 얻은 결론이다.

나  그동안 지독한 이기주의 자였다.

한잔의 커피와  일식집의 이름도 모르는 저녁 식사  도란도란 나누었던 대화속에

하루가 이렇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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