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애들 아빠의 부고

하동댁 2022. 11. 13. 11:36

 

 

 

혼자 살고 있던 애들 아빠의 죽음을 알리는  문자가 왔다  같이 살던 분도 이년전에 돌아가셨고  혼자 쓸쓸히 살다가 

죽음을 맞이 하였다고 한다.   내게는  손톱만큼도  정이 없던 사람인데  왜 이렇게 눈물이 흐르지 ..... 작은애도 울면서 내게 전화를 했다. 그래도  이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이 항상  있었던가 보다.  

 

 

빈소는 초라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단촐하게 가장 가까운 시댁 어르신들 몇분과 함께 장례를 치렸다.  시어머님은 아들을 화장후  어느 산에 뿌리겠다고 하셨지만 작은애가 결단코 반대를 했다.  납골당에 모시겠노라고 .... 작은애의 생각대로 서울  작은애 집에서 가까운 곳에  애들 아빠의 유골함이 안치되었다.    작은애의 인스타에 올려진 글속에서  작은애의 진심을 오롯이 느낄수 있었다.  

 

" 아빠를 미워했던 시간이 너무도 길었어서,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아빠에게 전했던 말이 폐부를 찌르는 아픈말이었어서... 괴로웠을 그 마지막이 자꾸 맴돌아서, 그리고 이 모든걸 돌아가신 이후에 나 깨닫고 있어서 그래서 마음이 많이 무너지고 슬픕니다.   미움이건 사랑이건 어떠한 형태로든 그저 함께할 시간이 고작 30여년  뿐이란걸 알았다면 지금처럼 후회가 아니라 적어도 죄스러움의 감정은 남지 않도록  했을텐데 ....

한사람의 세상이 이렇게 허망하게 끝이 났고 비통함과 슬픔은 오롯이 남겨진 사람의 몫으로 남은 지금 .... 준비했던 이별도 예상했던 이별도 아니었기에 그리고 누구보다 아빠 역시 그렇게 황망하게  떠나고 싶지 않았을 것이기에 보내드리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가는길 잘배웅해 드렸고  가까운 곳에 잘모셔드렸습니다.  "  

 

같이 살았던 분과의 정이 그분이 떠나가신후 더 사무치게 외로웠었나보다.  그의 지갑속에서 나온  영수증이 예전에 살던 곳에서  장을 본것이 나온것을 보면서  작은애가 말했다.  " 아빠는 장을 보러 먼길을 가서 보고 온것 같아  그분과 같이 살았던 곳에서  .....   "     애들을 버리고  본처를 버리고  택한 여자와  죽기 전까지  살았던 그곳까지 가서 장을 봐온 것을 영수증 한장으로 확인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 곁으로 훨훨 자유롭게 날아가시오  ........  작은애가    납골당 속에   같이 살던 분의 사진을 한장 넣어드렸다고 한다.  저승에서 만나시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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