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어떤 이에게는 풀밭에 떨어지면
풀들에 깃드는 물방울같이
산다는 것은
어떤 이에게는
그 산에 깃든 풀 포기 하나까지
쓰다듬는 일이다
양철지붕에 썯아지면
쇠못 소리를 내는 물방울같이
산다는 것은
어떤 이에게는
그 삶에 부딪히는 날카로움을
하루하루 견디는 일이다
이런저런 모양과 크기가 다를 뿐
못 다한 일들이
비바람 끝에서 춤을 추고
가랑비든 궂은비든
피해 갈 수 없는 게 사람이다
저마다 제 삶에
맑은 무지개 하나
걸어 두고 싶은 게 사람이다
너무 어렵게 셈하며 살지말자
무언가 내 안에서 느끼고 움직이는 것들을 향해
걸어가는 거다
등 돌린 만큼 외로운 게 사람이니
등돌릴 힘까지 내어
그들을 향해 걸어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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