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스크랩] 아득하다/남대희/(낭송:단이)

하동댁 2018. 11. 8. 18:03


          아득하다
          남대희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면 참 아득하다 아득한 하늘은 허공으로 꽉 차 있고 산 능선과 하늘처마가 서로 맞물려 한 치도 어긋남이 없다 동기동기 배회하는 조각구름들 고비에서 비장하게 몸 일으킨 모래 알갱이들 날개 펴 조심스레 길을 내는 새떼들 높다란 건물 옥상 피뢰침 하며 이것들이 허공의 무늬일 수도 있고 천둥 번개는 하늘이 제 몸 흔들어 촘촘한 허공을 한 번씩 간추려 보는 것 저 하늘은 내 마음 들여다보고 아득하다 말하려나 심연 가득한 장미꽃 향기와 구름같이 피어 오르는 온갖 상념 최루연기 자욱한 거리에서 포효했던, 여자의 속살에 가슴 데였던 시절이 무늬로 남아 있는 내 마음속 하늘 허공처럼 아득할까 내가 아득한 하늘을 가끔 올려다보는 것은 마음속 쌓여가는 무늬들 하나하나 지워 보는 것 -우리詩 시인선 032 남대희 시집 [나무의 속도]중에서


      출처 : 풍경속 詩 한송이
      글쓴이 : 시풍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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