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가을엔 사랑하게 하소서

하동댁 2010. 9. 6. 06:57

염자의 잎들이 한잎두잎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염자나무가 있는 베란다 쪽의 창문을 오래도록 열어놓치 못했다 ,

게으른 탓이다 ,  그저 방충망만 힘껏 잡아당기면 되는데 열어져있는 쪽 문만

그대로 놔두고 문을 열지 않았었다 ,

그사이 그쪽에 있는 꽃나무들이 모두 바람을 그리워 하고 있었다 ,

화초는 햇살도 중요하지만 적당한 통풍도 있어야 한다 ,

바람결에 큰다 , 간질간질 해주는 바람의 소리를 들으면서 식물들은 자란다 ,

좀 힘들고 바쁘다는 핑계로 문을 열어주지 않았더니 염자나무 잎들이 모두 한잎두잎 세상을 하직하였다 ,

오늘에서야 온힘을 다하여 베란다 창문과 방충망 을 힘껏 열어주었다 ,

꽃나무들이 환기 할수 있도록 ,,,,

현관문을 열어놓으니 황소같은 바람이 불어온다 ,

가스렌지 위의 압력솥 아래로 바람이 흔적을 남긴다

가스불이 춤을 춘다 ,  바람과 함께

된장찌게 끓이는 내 분주한 손끝과 다리 사이로도 바람은 노크한다 ,

두부한모 썰어 뚝배기에 넣고 가스불을 붙인다 ,

바람에 따라 불이 붙었다 꺼지곤한다 ,  현관문을 잠깐 닫아야 할것 같다 ,

 

세찬 바람은 방금 소핑하고온 비닐 봉지를 끌고 나간다 ,

엘리베이터 앞까지 바람과 함께 나간 비닐봉지를 주우려 달려간다,

그속에 영수증과 카드가 들어있다 ,

아 시원한 바람이  참 좋다 ,

 

여름날 지옥같은 날들이였다 ,

걷는것도 부자유스러웠다 ,  살들이 스치면서 진물린  상처와 땀띠로 온몸이 가렵고 혈은으로 얼룩져야만 했다 ,

애들 바르는 분으로 이곳 저곳을 발라주고  물속에 적당한 염분기까지 동원하면서 샤워를 해야만 했다 ,

여름내내 전쟁과도 같은 날들을 보내야했다 ,

이제 가을이다 ,   얼마나 기다렸던가 ?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어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

나의 영혼

구비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를 나뭇가지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 

 

김현승 시인의 시처럼 가을엔 사랑을 하고 싶다 ,

하긴 내가 언제 가을에만 사랑을 원했던가

항상 내 가슴속엔 누군가를 그리워 하고 사랑하고 있지 않는가

그 대상이  굳이 사람이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 

내 내면의 깊은 곳엔 언제나 사랑이 넘처 흐르고 있다 ,

이 사랑의 맘이 내 일상과 함께하고 날 살게하고

날 감동하게 만든다 ,

아직 이 순수한 맘들이 내 속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에

난 오늘도 행복하다 ,

            [ 일요일 아침 퇴근후 등나무 아래 쉬면서   내 모델 아유리쉬 랑  ]

           

 

                                  [가실언니가 좋아하는 꽈리 열매 ]

                           [꽈리 꽃  꽃이 엄청 작아요  내 엄지손톱만 해요  가실언니  ]

                           일요일 아침 퇴근하면서 찍은 사진들예요 ,,  

                            [담장아래  까마중  ㅡㅡ  옛날엔 많이 따먹었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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