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싶소
초가지붕엔 박 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넣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짓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난 지금도 그옛날 여고시절 무던히도 외우고 다니던 노천명님의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라는 시를 고스란히 외우고 있다 ..
그땐 그랬다 ,
마당엔 하늘이 보이고 삽살개가 달을 짓고 녹음우거진 산들이 날 에워싸고 있고
아침에 일어나서 물안개 피어오르는 강가를 바라보면서
가볍게 내 어깨 위로 살포시 손을 얹어주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아침을 맞이하는 상상을 난 아마도 수천번도 더 넘게 했을것이다 ,
지금도 기차타고 여행하던날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속에
유달리 눈에 들어오는 모습은 고즈넉한 시골집 풍경 이다 ,
강가 가 내려다 보이는 작은 산 중턱에 집을 짓고
내가 좋아하는 잉꼬새 문조 십자매 온갖 새들을 이쁘게 기르고
아침 이면 새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눈을 뜨고
작은 연못도 만들고 그속에 이쁜 붕어와 잉어 몇마리 기르고
귀엽고 앙증맞은 분수도 그속에 들여 놓고
그림속에 보았던 구름다리도 만들고
잔디를 넓게 심은 한쪽에는 정자 한개 만들어야지 ..
여름날에 수박도 잘라먹고
가을날엔 시도 쓰고
음향 시설 잘들리도록 해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하루종일
내집안에 울려 퍼지게 해야지
그렇게 늙어 가야지 그렇게 노년을 꿈꾸었다 ,
그러나 지금 그런 이쁜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것은 아예 포기하고 산다 .
그렇게 살려면 일단 건장한 남성이 내 곁에 딱버티고 있어야 가능하다 ,
혼자서 산속에 전원주택처럼 이쁜집을 짓고 산다는 것은
상상만해도 무섭다 ,
그래서 난 지금은 아파트를 선호한다 ,
혼자 살때는 아파트가 최고로 좋다 ,
병원이 가까워야 한다
걸어서 10분내로 갈수 있는 병원이 내 집옆에 있어야 한다 ,
그리고 차가 없는 나는 항상 차편이 좋아야 한다 ,
늙어 꼬부랑 할마시 되어 혼자서 먼길을 걸을수는 없을 테니까 '
가까운 곳에 택시 승강장도 있어야 하고
약국도 내 사는 주변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내 상황이 바뀌면 내 이상도 바뀔수 있다 ,
내게 노년을 함깨할 좋은 남자 친구가 생긴다거나
아님 내가 운전을 배워서 자가용 한대를 산다면
내가 꿈꾸던 생활을 할수도 있을지 모른다 ,
그러나 어디 그것이 말처럼 쉬운가
맘에 딱드는 남자 만나는것도 정말 힘든일이고
운전 ~~ 그것은 함 도전은 해보리라 ,
자가용족이 되는것도 나의 노년에 희망사항이니까 ....
에구 전원주택을 짓고 살려면 남자 친구를 만들어야 하고
그도 못하면 운전이라도 배워야 하고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은
운전잘하는 남자 친구 만나는 일인것 같다 ,
그럼 전원주택에 살수 있을까
알콩달콩 여우나는 산골 애기를 하면서 ,
아 녹차 한잔도 둘이 정겹게 마시면서
그저 혼자가 좋아 화려한 싱글이라고 자부
하면서 살면서도 가끔은 이런 허황된
생각을 하기도 한다 ,
난 참 줏대 없는 여자이다 ,
에구 나 늙어나봐 이런 생각을 다하고
누가 그러더구면 난 이팔청춘 혈기왕성 하다고 ,
어느 노인네 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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