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오전 11시 5분쯤 겨우 일어난다
한겨울 햇살의 환한 알약을 삼키며
잠시 눈을 뜨고 무슨 말이라도 할듯 말듯
황금 술잔을 내밀다가
오후 3시부터 슬그머니 혀를 말아넣는다
겨울밤 저 홀로 덜덜 떨면서도
온몸의 미열로 눈밭을 허위허위 열어 젖히더니
틀니 낀 입술로 꽉 오므리고
다시 언 땅바닥에 20시간 잠을 청한다
문경 병원 해소 천식의 청상과부 어머니
막내야 네가 왔구나. 틀니 환하게 웃다가
노란 알약에 취해 하루 종일 잠만 잤다
살아생전 새벽 4시부터 자정까지 일만 하더니
칼바람에 이불을 덮어쓰고 20년째 누어있다
늦잠꾸러기 복수초,
이제 그만 일어나셔야지요
* 이제 복수초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할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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