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시집을 선물 받고 ...

하동댁 2016. 8. 31. 20:34

여름  고년이  가을 고놈 한테 이기지 못하고

냅다 줄행랑을 쳐서 달아났다.

아무리  뜨거운 햇살에 땡볕이여도

선선한 가을 바람을 못이기는 군아

그렇게 여름  그 사기 충천하던 여름  그것이

하룻밤 사이에  물러났다.

그리곤 가을  그 사랑스런 그놈이 내볼을 스치고

내 온몸을 애무한다.

" 내가 왔어요  나좀 봐주세요   나 기다렸지요 "

" 물론이지요  오매불망  그대가 오시기만을 기다렸어요 "

 

이런날은  혼자 밥먹으면 안된다.  누군가 앞에서 종알종알

내이야기를 귀기울여서 들어주고 나 또한  경청해야한다.

그가 누군든지간에 ...

가장 만만한 동생과 점심을 먹었다. .

함라산 둘레길을 걷고온 동생이  밤고구마와  갈치 ,  여러종류의 떡을

챙겨서 나타났다.

가까운 개미가든에서 김치찌게을  맛있게 먹었다.

사랑하는 동생과의 점심이니  어찌 맛있지 않겠는가 ....


 

집에 돌아와  정리하던 집안을 다시 치우기 시작했다.

십년넘게 사용하던 전자렌지 다이를  버렸다.

너무 오래도록 써서 낡고 지저분해서 도저히  봐줄수가 없어서

막상 치우고 나니 마땅하게 놓을 선반이 없다.

얼마전 내손에 들어온 원목 탁자를 전자레이 다이로  사용하니

자리가  딱맞아서 좋다.

어디선가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구슬프게 들린다.

몇일전 우리 거실로 날아들어온  귀뚜라미 한마리가

가을이  왔다고  알려준다.




제주에 사는  권재효 시인의 시집이 택배로 왔다.

얼마전 사진을 잘찍고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크리스윤 이라는 분의 블러그에서  권재효 님의 시를

읽고  홀딱 반했었다.

크리스윤 이라는 분도  권재효 시인의 억새꽃 이라는 시집을 읽고

한동안 그 환상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고 했다.

현실로 돌아 올 줄을 모르고 그 환상을  고스란히  가슴에 품고

나이를 먹었다고 했다.

차를 몰아 서해대교를 타고  안면도로 해서  채석강으로 군산을

거쳐 울산 울기둥대 아래로  포항 목표 울진 정동신을  지나

속초에서 설악산을 넘어 돌아다니게 만들었다는  그 시들 ....

그분의 블로그에서  시집을 읽고 싶다는 댓글을  남겼는데

고맙게도 친필 사인이 들어간   세번째 시집을 보내주셨다.





시가 직업이길 나는 원했지만

나의 직업은 허가받지 못한 철부지 공상이었다

시인이 되기엔

시보다 사람 사랑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

산봉우리에 걸리는 저녁놀처럼

아름답게 사람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호반새 삭정이를 몰고  둥지로 날아가듯

사람 사는 거리와 집들

세상과 골목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시인이란  아무에게도 알려서는 안 될

비밀한 이름

그때 가의 직업은 시인이 된다

잎새뒤에 숨어서 명주실 뽑아내는 은빛 누에처럼


이기철 시인의  시인 


그분의 시집속에는 내가 좋아하는  또 한분의 시인을 만날수가 있었다.

마지막장에  나호열 시인이 쓰신 해설이 들어있었다.

시를 좋아하지만 시를  단 한줄도 쓸줄 모르는 나는

시인 이라면 무조건 맹목적으로 좋아한다.

내가 가장  하고싶은 것을  잘하는 능력이 있는

분들이기에 ....

무한한  존경심과 함께

오늘밤  열심히  정독해야겠다.

권해효 님의 시상의 세계로 나도 날아가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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