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소금문자 - 신새벽

하동댁 2022. 9. 29. 04:39

바다의 영혼들이 유서를 써놓았나 

아득하게 넓은 소금 호수 

나의 눈은 재빠르게 수평선의 

끝자락을 잡으려 했지만 놓치고 만다 

 

마치 이승과 저승의 건널목에 

미아가 되어버린 듯 

몽롱한  현기증에 휘청거린다 

빗금을 그으며 달려오는 햇살이 눈을 

찌르고  초점을 잃어 바닥을 향하지만 

유서의 문장은 읽을 수가 없다 

 

 

바람의 살점이 떨어지고 

해의 갈비뼈가 으스러져 만든 

흰 뼛가루  같은 소금밭

 

무디었던 발바닥에 

사각의 귀가 분질러지는 아픔 

해체되어지는 문자들이  발가락 

사이로 끼어들어 채 아물지도 않은 

상처로 쓰리다 

 

왈칵 

옆구리에 달라붙어 있던 슬픔이 

목울대를 건드린다 

 

 

소금 낱장의 빈칸이 얊은  물사이를 

일렁이고 당신과의 행간이 아득해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하고 

슬프도록 짜디 짠 문장을 읽으려 

눈을 부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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