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2시 20분 꺼자 일층 회의실로 내려오세요 면접보셔야 해요 "
국장님의 호출이다 콩당콩당 심장이 뛴다 무슨말을 어떻게 하지
혹시 나쁜 인상을 주면 어쩌지 루즈라도 하나 바를까
너무 맨얼굴인데 ...
주섬주섬 가방속에서 립스틱을 꺼낸다 루즈 바른다고 호박이 수박되는거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맨얼굴보다는 낫겠지 그래도 면접인데 성의는 보여야지
" 샘 무슨 면접이예요 지금 일하고 계시는데 "
" 이사님들 면접을 봐야한데요 통과의례지요 "
회의실 안쪽으로 브라인드가 내려져 있다
저안쪽으로 어느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 이경희 선생님 들어오세요 "
작은 다리로 성큼 들어섰다 온화하고 인자해 보이시는 장로님들 세분과 국장님 원장님 다섯분이 날 주시하신다
면접볼때 면접관들이 앉으라는 소리를 하기전에 앉지말라고 했어 카스에서 ...
기다려야지 앉으세요 라는 말이 나올때까지 ... 마음속으로 다독이면서
" 이경희 입니다 "
" 이곳에서 두어달 일하섰지요 일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
" 전에 제가 일하던곳과 이곳은 확연히 다릅니다 전에 일하던 곳은 사업자 오너가 최소의 경비를 투자하여 최대의
이익을 내는곳이라 정보다는 이익창출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곳이였고 생산량과 목표량이 정해져있습니다 미달시에는
가차없이 압력이 들어옵니다 왜 오늘 생산량은 이것밖에 안되냐요 하면서 ... 그러나 이곳은 이익을 창출해서 돈벌이 하는곳이 아닙니다 사랑과 정성으로 어르신들을 섬기는 곳입니다 따라서 선생님들의 마음자세도 남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제육신으로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되어 진심으로 섬길려고 합니다 이마음이 언제까지나 변치않기를 바랍니다 예전에 일할때는 어거지로 일을 했는데 지금은 아침 출근길이 기대가되고 설렙니다 마치 애인을 만나러 나오는 것처럼 ... 기쁘고 즐거운 일을 한다는 것이 전에 하던일과는 너무 다릅니다 "
순간 면접관님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것을 내가 보았다
" 혹시 어제 면접 볼려고 연습했나요 " 어느 한분이 웃으시면서 내게 말했다
" 너무 말씀을 잘하셔서 저희가 할말이 없습니다 "
" 연습한것은 없습니다 지금도 떨립니다 단지 일하면서 생각했던것을 정리해서 말했습니다 또 절대 아부의 멘트도 아닙니다 "
" 예 압니다 자기소개서 본인이 쓰섰나요 필체도 본인 필체인가요 "
" 예 제가 썻고 제 글씨입니다 "
" 글도 너무 물흐르듯이 잘쓰섰고 필체도 참 좋습니다 "
" 이선생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일을 시작했더라면 참좋았을것 같네요 "
휴 안심이다 이정도 분위기면 절대로 일하다가 보따리 쌀일은 없을것 같은데 그래도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자
잠시후 면접관 한분이 말했다
" 잘하실것 같네요 나가셔도 됩니다 " "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이렇게 또 하루의 일과가 지나갔다 초록의 융단을 깔아놓은 논의 장관을 바라보면서
신선한 바람의 속삭임을 들으면서
난 이곳에서 처음에 먹은 그맘이 변치않기를 다시금 기도해본다
모든것은 다지나간다 물흐르듯이 ....
이글을 쓴날이 2014년도 그후로 7년의 세월이 흘렸다 난 지금 그 때 그마음이 그대로 일까
혹여 초심을 잃은것은 아닌지 반성해본다 세월은 어느덧 흘러서 이젠 6개월만 일하면 이곳을 떠난다 정년이 되어서
그날까지 열심히 어르신들을 섬겨야겠다 마지막날 멋지게 돌어설수 있도록
이풍경이 그리워질날이 점점 가까워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