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바위를 위한 노래 - 이외수

하동댁 2019. 12. 31. 23:03








날개가  없다고 어찌

비상을 꿈꾸지 않으리


천만년 한 자리에  붙박혀 사는 바위도

날마다 무한창공을

바라보나니


기다리는 말은

사랑하는  일보다 눈물겹더라


허연 거품을 물고 실신하는 바람

절망하고

눈보라에  속절없이 매몰되는 바다


절망하고

겨울에는 사랑보다

증오가 깊어지더라


지금은  작은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는

무덤이더라


그래도 천만년

스쳐가는 인연마다 살을 헐며

날마다 무한창공을

바라보나니


언젠가는

가벼운 먼지 한 점으로 

부유하는 그 날까지


날개가 없다고

어찌 비상을 꿈꾸지  않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