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교차로에서 잠깐 멈추다 - 양애경

하동댁 2019. 12. 31. 23:08








우리가 사랑하면

같은 길을 가는 거라고 믿었지

한 창에 타고 나란히

같은 전경을 바라보는 거라고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 봐

너는 네 길을 따라 흐르고

나는 내길을 따라 흐르다

우연히 한 교차로에서 멈춰서면

서로 차창을 내리고

안녕 

보고 싶었어

라고 말하는 것도 사랑인가 봐

사랑은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영원히 계속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 끈도

아니고

이걸 알게 되기까지

왜 그리 오래 걸렸을까

오래 고통스러웠지

아 신호가 바뀌었군

다음 만날 지점이 이 생이 아닐지라도

잘가 내사랑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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