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무등산 산행 (19 - 39)

하동댁 2019. 9. 10. 17:27









게속해서 몇일동안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여름 장마처럼  비가 오는 날이 많은 관계로

산에 오르지 못했다

전날 나이트 근무를 들어가면서

난 다음날 아침 큰비만 오지 않으면 무조건

산에 올라갈 준비를 하고서 출근을 했다

다음날 아침  익산에는 다행히  태풍도  물러나고

비도 오지 않았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난 10시 광주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마침 산우님이  " 전 오늘 북한산 갑니다 " 라는

문자가 왔다    " 전 무등산 갑니다 "  라고  답을 했다

서로 시간만 나면 산으로 가는 취미가  같으므로

공통의 대화거리가 있어서  연락하면서

지내는 것은 노년의 비타민이고  삶의 엔돌핀과도 같다





터미날에서 내린후  증심사 가는 9번버스와

원효사 가는 1187번 버스중에서 일찍 오는 버스를

타겠다는 결심을 하고 정류장에 도착을 하니

3분도 안되서 1187번 원효사 산장으로 가는 버스가 도착하였다

무등산 옛길로 올라가는 코스가 당첨이 된것이다

" 그래 가보자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

버스에 오르니 단 한사람의 등산객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조금씩 오는 비 때문에  

등산하는 산우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난 무등산을 가고있다

전날부터 머리가 아픈 이유를  알고 있었고

오늘도 산에 가지 않으면  하루종일 두통과 시달릴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래가막사리



자 이제 시작이야

올라보자  과연 서석대는 어떤 모습일까

물기를 머금은 돌들과

질척이는 흙길이  발걸음을 힘들게 한다

입구에 써있는  전구간이 미끄럽다는

주의 표시등의 말처럼  온통 산은  미끄럽고  질펀하다

그럼에도 산은 생기로 가득하다

곳곳에 이름모를 버섯들이  고개를 쑥내밀고

내게 인사를 한다

"어서 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

하면서 ....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산우님께 인사를 하면서

서석대의 모습을 여쭈어보니

" 지금 보이는 것이 없어요 "  라고 답을 했으나

시시각각 움직이고 변하는 것이 산의 모습이기에

그럼에도  혹시나 하는  믿음을 가지고 산에 오른다

안보이면 안보이는 대로

산에 오르면  안개속에서  몽환적인 기분이 날것이다

그럼 족하다












물봉선




쓱부쟁이




 며느리밑싯개




물기 머금은 고마리와 이질풀









요다리를 건너서  조금만 치고 올라가면

목교에 도착한다














산박하가 양쪽으로 피어 나를 반긴다  




뚝갈나무



아직도 지지 않고 피어있는 산수국





모싯대






쑥부쟁이



드디어 목교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서석대 까지는 500미터

힘을 다해 걸어보자






딸과 와서 머무렀던 그장소



서석대




노린재나무



서석대의 장엄한 모습

돌기둥의 모습에  탄복하고

자주 보아도 자연의 경이로움에  새삼 존경심마저 든다









정상인 서석대에 올랐다






팔영산의 능가사 스님이 말했었다

높은 산에 올라와서는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고 ...

그랬다  비가 오고  나이트 근무후라 피곤함에도

산에 오른 이유는 바로 이 장면을 보기 위함이다

정상에서 세시간째 운무의 멋진 장관을 보고 있다는

어느 산우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조금 일찍올라왔으면 나역시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고

내려오고 싶지 않은 곳이다

이 멋진 광경 앞에서 누군가가 생각이 나면

그사람을 사랑하는 거라고 했다

난 지금 누구를 생각하고 있는가  

누구와 이 멋진 광경을 보고 싶은 것일까






이곳 이자리에서  커피 한잔을 마셔야지

음악 한곡도  들어야지

무슨노래가  좋을까

맞어  흘러간 팝송  쉬리의 주제곡

when  I  Dream  을 들어야지 ....




지금까본 운무중 노고단의 운무가 가장 멋지었는데

오늘 이 운무 노고단의 운무보다 더 멋지다

자연은 위대하다

어떤 고난도 역경도 다 이길수 있는 힘을 준다

새힘을 준다

다시 살아보라고  살만하다고

힘을 내라고 ....

인생은 정말 살만하다고 ....

구름이 내게와서 속삭인다

이제 시작이라고 ...

그동안 잘살았다고

비록 후회와 실수 투성이의 삶을 살았을지라도

그래도 잘살았노라고 ...

살아있음은 축복이라고 ...






이위대한 자연의 모습에

우리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셀카봉으로   혼자 찍은 사진들이

그래도 봐줄만하다

앞으로는 더 나아지겠지





더무엇을 바라겠는가

이렇게 멋진 장면을 볼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 만땅이다.

무엇을 용서하지 못하겠는가

다 용서가 되는 지점이다

이광경을 보는라고  커피 한잔 마시지 못했다

깜박 잊은것이다

그저 이광경에 취해서 어떤것도 다 잊은것이다

바라만 보아도 행복함을 ....

그 어떤 제스처도 필요치 않음을 안다

가슴 넘치도록 충만한 이 행복감

이래서 산에 오른다

충분히 힐링하고 행복하고 위로받고 산을 내려온다





입석대














장불재 쉼터에서 스트래칭 중인 외국인












패랭이쏯



중머리재 쉼터가 보인다









이곳에 쉬고 있던 다른 산우님들과 함께

증심사로 내려오고자 했는데

증심사로 내려가는 단코스를 포기하고  

토끼등으로 내려가자고 하신다

이틀전에 멧돼지를 만나서 무서웠다고 하시면서

모두들  토끼등으로  내려왔다

















당산나무 아래서 쉬었다 가자고 하신다

커피 한잔 마시고 내가 준비해간 사과를

여러명이 나누어 먹었다

수령 500년이 된 나무한테 절도 한번 하고 ...











증심사 입구를 보면서

오늘도  구경 잘하고 갑니다

무등산 산신령님 !!!!














내가 봤던 무등산의 모습중 가장 아름다웠다

오늘도 잘쉬었다 갑니다

일행중 한분이 알려주신  소태역에서 시작하는

무등산 등산코스 한번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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