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

무등산 (18- 47 )

하동댁 2018. 12. 14. 18:54






우리몸의 삼대 영양소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이다  우리의 영혼의 세가지 영양소는 바로  자율의 상태와

유능하다는 생각  그리고  인간관계 라고 한다   사람들이 가장 불행하다고 느낄때는 바로  온통 나의 삶이

하기 싫은 일들로  꽉차 있을때이고  내가 하는 일이 정말 남들보다 훨씬 못하다는 열등감이 들면 나의 삶은 불행하다고  한다  거기에 인간관계까지 엉망이면  내 삶의 온통 불행한 것이다.   나는 어떤일을 할때 가장

행복할까 ?  바로 산에 가는 것이다.  아마 이일은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 꼭 이일을 해야 한다면 난 당장 산에가는 것을 포기했을 지도 모른다.  비오고 눈도 오고  기온은 영하의 날씨를 보이는데  그런 날에도 난 산에가고싶은 것이다.   동료 단 한사람도 가고 싶다는 사람이 없다   없다고  안갈 내가 아니다  더욱이 전날 난 무등산에 상고대가 활짝 피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밤새 날이 더 추워지기만을 기대하면서 야근 근무를 마친다음날  터미날에서 광주가는 버스를 탔다.  그런데  오라는 눈보다는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이 비에 상고대가 다 녹아 내릴것만 같다.  11시 20분 광주에  도착을 해서  1187 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10분후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에 올라타니  운전기사님이 하시는 말씀  " 무등산 종점까지 가지 못해요  길이 얼어서요 "  난 다시 버스에서 내렸다  이럴때는 원효사가 아닌 증심사로 가야한다.  09번 버스를 기다렸다가  증심사로 향했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증심사옆의  당산나무 가는 길로 산행을 시작했다.  너무 늦은 시간에 산행을 시작해서 올라가는 산우가 단 한명도 없다.   애구머니나  혼자 걸어야한다.   그래도 걷는다.  걷는다는 것은 시간을 가장 우아하게 잃는 일이다  걷기는 삶의 의욕을 꺾는  현대의 그 절대적인 필요성들에 대한 일종의저항이고  걸으면서 무거운 생각도 떨쳐낼수가 있다.  그래서 산책이나 걷는다는 것은 어쩌면 행복의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영혼의 성숙도 가져오고 ....





노무현 대통령이 걸으셨던 그 길 코스대로 오늘은 갈려고 한다.   문빈정사에서 당산나무, 중머리재, 용추삼거리, 장불재탐방로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그분의 발자국을 따라  그대로 걸어볼 생각이다.  상고대를 못본들 어떤가  난 이미 지금 산속에 들어왔으니  그것으로도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









당산나무 옆의 쉼터로 오르는길 ...

지금은 홀로 걷지만 이길에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발자취가 그대로 있다

난 지금 그분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면서  혼자가 아닌 나를 본다.  



이렇게 산밑에 아담한 집한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언제나

수련원을 지날때마다 든다






이제 당산나무 옆 쉼터에 도착했다.  분명 올라올때는 단 한명도 보이지 않던 산우들이 이곳에  7분이나 앉아계신다.   맞아 산에 오면  분명 그 어떤분이든 만날수가 있는거야 ... 그중에 선그라스에  따뜻한 모자를 쓰신

나이 지긋한 여성분과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한눈에 봐도 나이가 있어보여서 연세를 여쭈어보니 세상에  우리 친정엄마와 같은 용띠에  79세라고 하신다.  특히 홀로 올라오셨다고 한다 .이연세에도 산행을 하는 어르신을 뵈니  어찌나 반가웁던지 ... 나도 그럴수 있을까?  잠시 나의 미래를 머리속으로 그려본다.그런데  갑짜기 비가 많이 온다.   그 쉼터에 쉬던 산우분들이 모두 하산하기위에 바쁘시다.   커피 한잔 마시고 중머리재를 가기위해 일어서니 주변의 산우들이 모두 말리신다  " 지금 바람도 불고 비도 오고 눈도 오는데 가능하면 가지 마세요   올라간 사람 한사람도 없어요 "    그런데 난 가고 싶다 .   최소한 중머리재라고 가고 싶은 이 엉뚱함을 어찌할꼬 ....  주변의 만류에도   난 말했다.  " 저기 중머리재 까지라도 다녀올께요 "  가고 싶네요   하고 산행을 계속했다   익산에서 버스타고 이곳  광주까지 왔는데 되돌아 간다는 것은 나로서는 있을수 없는 일인것이다. 



중머리재로 올라가는길  온통  운무에 휩싸여 신선들이 사는곳같다

가실 언니가 가장 좋아하는 운무의  향연이다









열심히 올라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여성산우님들의  재잘재잘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젊은 여성분들 세분이 산위에서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  " 저 죄송한데요 사진좀 찍어주실래요  제가 혼자와서 사진을 찍어줄 상대가 없네요  아 그리고 오늘 산행하시는 분들이 안보이시네요  날이 꾸물꾸물해서요 "  그러자 흔쾌히 사진 세장을 찍어주셨다.  난 셀카를 찍지 못한다.  일단 팔이 짧고 포즈 역시 부자연스러워서 셀카는 찍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혼자 산행하면 항상 다른 산우님들께 사진을 부탁하곤 했다.  일행은 내게  읽어보라고 하면서 인쇄된 종이 한장을 주시는데 자세히 보니  여호와의 증인분들 이셨다  종교를 떠나서 난 사진을 한장 찍을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중머리재에 도착했다.  주변을 살펴보니 새로만든 쉼터에 남자분 한분이 핸폰을 보고 계셨다

염치 불구하고 사진 한장을 부탁해서  아래 사진을  만났다







산중턱에 온통 보이는 것은 운무....

이런 모습도 난  황홀하다.   언제 이렇게 멋진 모습을 만날수 있겠는가

운무는 운무대로  화창하면 화창한 모습대로  산자체의 어떤 모습도 난 좋다















중머리재를 지나서  장불재로 올라가는길  산아래 모습에  한참을 넔을 놓고 바라보았다











높이 올라갈수록  눈이 제법 쌓인 모습이다






바위위에 쌓인 눈위에  내이름도 써본다

힘내  !!!  이경희 너의인생을  사랑한다

힘들고  볼품없어도  그래도 너의 인생을 사랑한다

산이 내게 위로한다






드디어 장불재도착했으나  주변에 아무도 없다  이 넓은  무등산이 온통 다 내꺼다

셀카 한장을 찍고 ...


 














올해 겨울초  장불재 왔을때의 모습


 


 










장불재 쉼터에서 한참동안 여유를 부려본다

커피도 한잔 마시고   새로 만들어놓은  내부의 모습도  꼼꼼히 보고










다시 내려가는길  ,,,   오던길을 다시 가는데  또 새롭다
















중머리재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의자  항상 이곳에서  쉬어간다

과자도 먹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   산우를 만나면  재잘재잘 이야기도 나누고









잘놀다 갑니다  무등산이여   언제 와도 좋은곳

엄마의 고향이기도 하고 나의 영혼의 안식처 이기도 한 곳이다

항상 신세를 진다      다음을 기약하고   서석대의 상고대를 만날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오늘 이렇게 행복을 샀다.

선물 받은 오늘을 이렇게 소비했다

행복은 저축이 아니다

막 소비하는 거다

오늘처럼  행복은 미리 대출을 받아서도

써야한다.

절대로 저축하면 안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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