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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도 내겐 바람이다 임미리
가슴에 품고 살았던 그대를 만나러 간다.
아무도 모르게 산을 넘고 강을 건넌다.
그동안 바람을 품고 살았나.
바람 속에 갇혀 살았나, 의문을 쫓는다.
가슴속에 품은 그대도 내겐 바람이다.
공기가 있어 숨을 쉬듯 바람이 있어 숨을 쉰다.
바람 때문에 떠도는 내 영혼의 실체
늘 바람과 떠돌고 싶어 하는 사유는
피할 수 없는 고행의 길이다.
마음의 수수밭을 지나,
직소포에 들어* 완창을 듣는다.
절망적이어서 좋고 절망스럽게 살아와서 좋고
이제는 세상이 보이기 시작해서 좋다.
아웃사이더의 설움이 울컥하는 것은
아직도 포기할 수 없는 바람 때문인지 모른다.
다시 태어나고 싶냐는 물음
아니다라는 대답사이로 행불(行佛)하란다.
그대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
바람을 품고 나는 행불할 수 있을까
* 천양희 시인의 시 인용
* 2017. 우리詩 1월호 신작 詩 48
-임미리 시인
2008년 열린시학으로 등단. 시집 『물고기자리 』 『엄마의 재봉틀 』
출처 : 풍경속 詩 한송이
글쓴이 : 시풍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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