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 배고프다 " " 알았어 언니 양평해장국으로 나와 " " 그래 언니 세수만 하고 빨리 갈게 "
동료가 밥사준다는 말을 듣고 샤워하고 머리도 제대로 말리지 않고 배고픔을 달래고자 해장국집으로 갔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동료와 그녀의 언니라고 하는 사람이 앉아서 미리 나온 콩나물해장국을 먹고 있다. 난
당황했다. 언제나 그녀는 자기와 나와의 약속에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한번씩 같이 나와서 날 당황하게
만든다. 미리 한마디 언질도 없이 둘만의 약속이러니 하고 준비 안된 상태로 약속 장소로 가서 보면 그녀는
꼭 초면에 인사해야하는 사람과 동행하여 날 기다리곤 한다. 난 편한 상대를 만날 생각에 외모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털털한 모습으로 나갔는데 같이 나와있는 상대는 귀걸이, 목걸이, 금이 번쩍번쩍한 팔지,흰바지에
높은 하이힐을 신은 완벽하게 잘차려입은 모습을 보는 순간 그냥 기가죽었다. 물론 말로는 그런다. 그까짖
외모 그것이 무슨 소용이냐고 내면이 중요하다고 ... 그러나 누구든지 단 한번의 첫인상은 쉽게 잊혀지지 않
는거다. 내게 비친 상대의 모습은 차도녀의 모습이고 나는 영락없는 시골 촌부의 모습이다. 비교되는것이
싫은것이다. 밥을 먹고 배산의 편백나무 아래서 도란 도란 이야기도 나누곤 했지만 이 편하지 않은 내맘을
동료는 알리가 없다. 오늘 저녁 출근길에는 말해야겠다. " 날 만날때에는 나하고만 약속해 " 라고 .....
모르는 사람과 서먹서먹한 시간도 어색하고 그녀와의 대화도 단절이 되고 모르는 사람한테 비춰질 내모습에
괜한 짜증도 났다. 어찌 생각하면 그녀를 통해서 또 다른 사람을 알아갈수도 있고 폭넓은 인간관계가 새롭게
형성될수도 있는 것인데 난 그냥 싫다. 어쩌면 오늘 만난 그녀가 너무 세련되어서 내가 비교된것이 싫어서 더
그시간이 싫었는지 모른다. 여자와 집은 가꾸기 나름이라고 하던데 .... 나는 너무 나자신을 방치하고 산다.
그녀는 피부 케어도 하고 몸에 좋은 식품은 모두 먹는다고 한다. 칡즙과 오메가쓰리, 비타민, 영양제, 그리고
부족한것은 병원도 다니면서 자신의 몸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난 하나도 하는일이 없다. 뼈도 부실해서 골다
공증 약을 먹어야 하건만 게을려서 일주일에 한번 먹어야 하는 그약도 먹지않고 내박쳐 버렸고 췌장에 생긴 염
증약도 제대로 먹지않고 그대로 서랍속에 뒹굴고 있다. 그녀의 피부는 터질듯이 팽팽하다. 난 주름살 주글주글
하고 목에는 쥐좆이 더글더글 .... 알면서도 하지 않는다. 이나이에 무슨 ... 남정네 만날일도 없고 삶 자체가 죽지
못해 사는 인생인데 무슨 외모와 건강에 신경을 쓰겠는가 ?
그래도 그래도 오늘은 정말 비참했다. 내 삶이 .... 내 머리속이 ... 내 얼굴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난 냉장고에 있던 칡즙 한봉지를 꺼내들었다. 사위가 선물한 ...
먹어보자.... 기운내자.... 사서 먹지는 않아도 있는것이라도 챙겨먹자. 친정엄마가 보내주신 오메가 3도 몇알
챙겨서 가방속에 넣는다. 그래도 살아보자 ... 더 나이들어서 우리 요양원 어르신들처럼 치매걸리고 아들, 딸
못알아보는 일 없도록 관리하면서 살자 .. 사는날까지 ...... 칡즙 쓰다. 맛없다. 내인생처럼 . 내삶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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