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보와 리뷰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를 읽고서

하동댁 2015. 1. 12. 23:04

 2015년에 읽은책 # 2  책제목 :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지은이 : 이병률

                              출판사 :  달 출판사

 

 

 

 

여행을 좋아하지만  경제적인 여건상  그저 꿈만 꾸는 일인으로서 난 대신 여행 서적을 좋아한다. 이책역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게 생긴 오만원으로 구입한 책이다.   그런데  읽기 시작해서 금방 단숨에 책 한권을 읽고  역시 바오밥 나무 커피 솝에서 일어섰다.  오래전에 등단한 시인이니  글의 달달함이란  말할수도 없거니와  여행하면서 느낀 내면의 소리들이 어쩜 이리도 감성적인지  부럽고 부럽다. 

 

 

 책장 앞장에 작가에 대한 소개글이 근사하다

" 멀리 떠나서야 겨우 편하니 이상한 사람, 바람많은날이면 펄펄 더 자유로울수 있으니 다행인사람, 걷기, 콜롬비아커피, 눈 피나바우치, 찬소주와 나무 탁자, 아무정한곳도 없으며 정할곳 또한 없으니 모자란 사람 "  나역시 베낭을 맨순간 희열이 생기고 낯선곳 낯선사람과의 인연이 그리워지고 길위의 모든것들이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곤 하지만 되돌아 올곳이 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이책은 보통의 여행 서적과는 조금 다르다.  어디를 언제 갔느냐 어떻게 갔느냐가 아니라 그곳에서 무엇을 느꼈는지가 더 많이 쓰여저있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이병률 이라는 사람의 내면의 모습이 마구 마구 쏟아져있다.  여행을 하면서 어디를 가고 싶으면  다른 정보를 통해서 알아가면 된다.  이책을 여행 정보를 위해 존재하는 책이 아니라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회고 하는듯한  글이다.   누군가의 내면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참 묘한 일이다.  남의 내면을 훔쳐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그래서 이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는지도 모른다. 

 

 

 

" 청춘은 한뻠 차이인지도 모른다

모두 그 한 뼘 차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사람과 내가 맞지 않았던 것도,

그사람과 내가 스치지 못했던 것도...

청춘의 모두는 한 뼘 때문이고 겨우, 그 한뼘 차이로 인해 결과는 좋치않기 쉽다

 

청춘은 다른 것으로는 안 되는 것이다. 다른것으로는 대신할 수 없는것이며 그렇다고 사랑으로도 바꿔놓을 수 없는 것이다"

 

벤치에 앉아 아침 식사를 하는 연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들 등뒤에 앉아 쓴글이다.  여행을 온 연인들을 모습에서 청춘과 사랑과 이별에 관한 글이 나온다.  사랑은 사람이 하는일 같지만 세포가 하는 일이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것도 그사람이 내뿜는 향기와 공기, 그리고 기운들에 불쑥불쑥 반응하는 것이지 않던가, 사랑은 그래서 일방적인 감정으로만 구성되어 있다고한다

어쩜 그래서 짝사랑이란 말이 나온지도 모른다.  원래의 사랑은  짝사랑에서 시작하는거니까 .....

 

 

 

 

 

 

 

갔던 길을 다시 가고 싶을때가 있지

누가 봐도 그 길은 영 아닌데

다시 가보고 싶은 길.

 

그 길에서 나는 나를 조금 잃었고

그 길에서 헤맸고 추웠는데,

긴 한숨 뒤, 얼마 뒤에 결국

그 길을 다시 가고 있는거지.

 

아예 길이 아닌 길을 다시 가야 할 때도 있어,

지름길 같아 보이긴 하지만 가시덤불로 빽빽한 길이었고 오히려 돌고 돌아 가야 하는 정반대의 길이었는데

그 길밖엔, 다른 길은 길이 아닌 길,

 

그래서 하루에 한 번쯤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려고 합니다. 화분에 물을 주면서 식물의 키를 살펴보는 일, 창문밖 까치집을 올려다 보며 안부를 묻는일, 뜨거운 흰쌀밥에 마치 동물처럼 코를 묻고 킁킁대는일, 그 모두가 나의 결핍을 어루만저주리라 확신하면서 말입니다.

 

그가 여행했던 파리, 루벤 곤잘레스, 삿포로, 쉬밤, 칠레  언제 내가 여행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오늘밤 만은 꿈속에서라도 그와의 멋진여행을 꿈꾸어본다.

 

사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것이지만 그것을 알기에 사랑은 얼마나 보이지 않으며 얼마나 만질수 없으며  또 얼마나 지나치는가   보지 못하고 만지지 못하고  지나치는 한 사랑은 없다.  당장 오지 않는 것은  영원히 오지 않는 이치다.  당장 없는 것은 영원히 없을 수도 있으므로 ...

그렇다고 사랑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사랑은 없는것이 아니라 사랑은 불안해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고 믿으려는 것이다. 사랑은 변하는것이 아니라  익숙해지는 걸 못 견뎌 하는것이다.  사랑은 있다. 사랑이 없다면 세상도 없는 것이며 나도 이세상에 오지 않는 것이며  결국 살고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

 

아직 해외여행 한번 해본적이 없는  전라도 촌아주매가  대리만족 하면서 읽는 이 한권의 책은 내 무딘 감성을 흔들어 깨우며  코에 바람을 불어넣기 알맞은 책이다.  아 나도 여행하고 싶다.  슈바빙의 어느 골목에서

안개 자욱한  런던의  중심가를  헤매면서  사랑을 논하고  이별을 이야기 하고싶다.  그리고 쓰고싶다. 그날의 그 아릿한 느낌들을 ...   달달한  내 모국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