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이면 난 어김없이 베낭을 맨다.
가까운 곳으로 나를 찾아 헤맨다.
지금 나의 모습이 어떠한지 나 지금 어떤 생각으로 살고있는지
제대로 사는건지 아닌 뱃속에 똥만 지니고 사는건지
이기심에 부글거리는 .... 기다릴줄 모른다는 진득하게 기다리라는
친구의 문자를 상기하면서 ......
군산 경암동 철길의 마을들을 머리속에 그리면서
난 유년의 기억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버지는 낚시를 좋아하셨다.
집앞의 제철 공장 옆에 있던 바다에서 낚시를 해서
전어를 한바케스 담아오시곤 했었다.
그보다 더 어릴적에 내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전
아빠는 나와 내 동생 둘을 데리고 소래 포구로 낚시를 갔던 기억이있다.
소래 포구에는 오래된 철길이 있었다,
철교 아래로는 시퍼런 바닷물이 출렁대고 있었고
아빠는 동생 둘을 데리고 다리를 건너셨고
나는 그뒤를 쫄랑쫄랑 따라가다가
갑짜기 무서워젔다.
시퍼런 물속으로 당장이라도 빠질것 같았다.
한발자국도 옮길수가 없었다.
중간쯤 가다가 못가고 서서 울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동생둘을 데리고 이미 철교를 건너셨고 ....
혼자 울면서 서있는 나에게 보초를 서던 씩씩하게 생긴 군인아저씨가
홀연 나타나 나를 안고 씩씩하게 그 낡은 철교를 건너주었다.
아버지 !!! 당신이 그립습니다.
세월이 흘러 사랑하는 내친구 명의랑 여고를 다니던 시절
친구집을 가려면 우리집에서 한참을 더 걸어가야 했다.
가는길 도중 인천 화수동 공작창 가는 길에 긴 철교가 있었다.
친구를 집까지 배웅 한다고 하면서 우린 그 철교위를 걷고 또 걷고 ....
몇번씩 헤어지기 싫어서 대여섯번씩 철교위를 걸으면서
친구와의 우정을 쌓아갔다.
그런 그녀가 지금도 내곁에 있다.
가장 소중한 친구로 .......
결혼을 했다. 두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아이의 아빠는 술만 먹으면 인사 불성이 되었다.
눈빛이 돌아간 그는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것 처럼
무서운 폭군으로 변해 버린다.
그런 날이면 나는 어김없이 두아이를 업고 안고
집을 나와야 했다.
비가 추적추적 오던 날도 나는 술먹고 행패 부리는
애들 아빠를 피해 집을 나와야했다.
큰애는 걸리고 작은애는 업고 .....
인천 연수동 살때 긴 철길이 있었다.
협괘 열차가 다니던 .....
그 철길을 난 두아이를 업고 걸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철길을 걸었다.
난 왜 이래 ? 나 왜 살고 있지 ....
신은 왜 언제나 나만 이렇게 당신의 연극속에
가장 초라한 역을 주시는거지 ...
단역도 아니고 그저 지나가는 행인 정도로만
주시냐고 하면서 울며 불며 그 철길위를 걸었었다,
그래도 살아야 했다
두아이의 초롱 초롱한 눈망울을 바라다 보면서
그 아이들의 입에 먹을 것을 넣어줘야 하고
옷도 사입혀야 하고
그래서 시작한 신문배달일 .....
신문을 돌리다 힘들면 난 기차가 오지 않는 철교 위에 앉아서
쉬었다. 이제 얼마나 남았지 몇부만 돌리면 끝나지 ...
그때 사치한것은 내 손에 자판기 커피 한잔도
들려 있었다.
그리운 추억, 아픈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찾았다.
우중 이였다. 집을 나설때는 비가 오지 않았건만
군산에 들어서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서울에서 여행온 아가씨들 ....
짙게 뿌려진 잿빛 하늘에 가끔씩 소낙비가 쏟아지고
철길옆에 원색의 페인트로 칠해진 허름한 철제 슬레이트와
파스텔톤의 계열의 벽 !!!
사람이 살지 않는지 굳게 잠긴 문과 창문
다 쓰러질것 같은 나무 벽을 타고 담쟁이는 잘도 살고 있다.
호박도 채송화도 살고 봉숭화도 싱싱하게 .....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신은 내게 좀 더 훌륭한 배역을 선물하셨다.
조금 여유로운 중년의 아줌마로 ...
두딸의 장성한 모습을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자랑도 할수 있는 .....
이젠 나는 이 철길 위에 한장의 인장삿을 남기고
카메라를 들이대며 삶의 궤적들을
쫓아 다니면서 옛날을 회고 한다.
돌아보는 날들이 더 많아 짐은
내가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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