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오늘 요양원까지 걸으면서 출근시작한날

하동댁 2021. 5. 27. 03:01

 

이런저런 이유로 항상 한 아파트에서 카풀하고 다니던 동료의 

차를 타지 않기로 맘을 먹었다 

물론 처음에는 나의  입장만 고수하면서 그녀에게 섭섭한점도 많았지만 

그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였다 

그녀가 새로 뽑은 새차니까  그럴만도 한거라는 생각도 들었고 

만약 내가 차주라면 나는 아마도 더 심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된것이다 

" 그래 내가 안타고 다니면 되지  스트레스 받지 말자 "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난  동갑내기 동료한테  말했다 

" 샘 우리 내일부터 요양원까지 걸어다닐래요  내가 걷고 싶은데 혼자는 좀 .... 

그대가 같이 걸어가 주면 참 좋을것 같아요 " 

그러자  그녀가 기다렸다는 듯이 쿨하게 대답을 했다 

" 실은 나도 걷고 싶었어요 그런데 혼자라서  망설이던중인데 같이 걸을수 있다면 난 정말 좋을것 같아요 " 

그리하여 사진속의 동료와 둘이서  아침 저녁으로  걸어서 출근하기로 한것이다 

처음에는 너무 먼 거리일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막상 해보니 뭐 얼마든지 걸을 수있는 거리였다 

그동안 김샘도  걷는것을  게을리 하지 않고 걷고 있었고 

나역시 걷는것을 좋아하는 터라 

코드가 비슷한 두여자가 출근시 동행하면서 걷게 된것이다 

총 4.2 키로  한시간  7200 보를 걸었다 

동료도 대만족  나역시 만족해하면서 서로에게 용기를 주었다 

우리 다음 근무 때에도 열심히 걸읍시다 

동료가 장미향기를 맡아본다 

장미로 울타리를 한 전원주택의 담벼락에서 잠시 발길을 멈춘다. 

"경희가 이렇게 걸으면서 출근하니 여우로워서 참좋다 " 

" 이렇게 장미 향기도 맡을수 있고 .... " 

"그래 나도 넘 좋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뭐든 다 안좋은 것은 아니야 "

살다보면  안좋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지나고 나면 오히려 

덕이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 경희야 이꽃 이름은 뭐니 " 

" 이꽃 이름은 인동덩굴 이야 " 

 

오디가 익기 시작했다

때죽나무 꽃들은 지기 시작했고 

 

 

가는길에  금계국도 이쁘게 피어있고 

양귀비도 한창 뽐을 낸다 

걸으면서 볼수 있는것들에 새삼스레 더많은 애정이 간다 

차를 타고 다니면서 쓱 지나가던 풍경들이 

이젠  감동의 모습이 되어 내앞에 짠하고 나타난다 

걸을수 있으면서 볼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고 

흔한 풍경에 애정이 쏙쏙 쌓인다

 

걷다가 뽕나무 에서 오디를 따서 먹었다 

" 오디가 맛있게 익었어  경희야 어서 따먹어 "

차를 타면 할수 없던 일들이 걸으면서 할수 있는 일들로 바뀌었다 

 

걷다보니 어느새 요양원 앞마당 

요양원 마당에 바늘꽃이 피기 시작했다 

아침 시간에는 손주를 두시간 봐주었다 

은채가  선그라스를 끼고 사랑스런 표정을 짓는다 

친구 금자가 선물한 아스파라가스 뿌리에서 

대가 쑤욱 올라왔다 

생명의 신비란 참으로 오묘하다 

 

"두고 볼거야 더운 여름날에도 걸을수 있는지 

눈이 와도 걷을수 있는지 ...  " 

나를 태우고 다녔던 그녀가 한말이다 

난 맘속으로  다짐했다 

나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열심히 걷겠다고 ... 

비가오나 바람이 부나 눈이오거나  그냥 걸을꺼라고 .... 

둘째날도 열심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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