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동료들과 산책

하동댁 2021. 3. 5. 23:43

구달라 모임의 언니들과 동료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고난 후의 이야기 들도 나누고  

왕언니가 아프다는 연락을 받고 번개팅을 가졌다 

오래도록 못보았던 김샘을 먼저 집으로 오라고 한후 

야근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샘까지 우리집에 모여서  일차 수다를 떨고 

그녀들이 준비해온 간식과 커피를 한잔씩 마신후 

우리가 좋아하는 팥죽 한그릇씩 먹은후 가까운 중체 공원을 넷이서 

수다를 떨면서 걸었다 

 

왕언니가 아파서 차를 안가지고 나와서 

우리 세사람 모두 11호 자전거로 열심히 걸었다 

중앙 제육공원을 가는길에  어느집 문앞에 수건과 속옷이 걸린 

빨랫줄을 보았다.  요즘 참 보기 힘든 광경이다  특히 아파트가 많은 우리동네에서는 ..

나도 동료들도 이 모습을 보고 한마디씩 한다 

" 어머나 빨래 널어놓은 모습 오랜만이다 " 

길게 널어놓은 수건과 양말 속옷이 햇살아래 뽀송뽀송 마르는중이다 

미용실 앞을 지나다 보면 수건들을 건조대에 말리는 

모습은 가끔 본적이 있지만 이렇게 빨래줄을 만들어 

빨래 말리는 모습은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정겨운 모습이다 

아주 옛날 내가 엄마대신 빨래를 하면서 

주인집 옥상에 올라가서 빨래줄에 빨래를 널던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그때가  국민학생 시절이였는데 

난 그뒤로  50년이란 세월이 흘러서  할머니가 되어있다 

3월 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 때문일까 

오늘따라 바람도 햇살도 완전 봄날 처럼 따사롭다 

우리의 등뒤로 햇살의 따스함이 느껴지고 거리의  잡초들도 

자신을 봐달라고 푸릇 푸릇 파릇파릇  손짓을 한다 

이문구님의 수필의 한귀절이 생각났다 

" 우리에게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것은  집안에서 온갖 정성으로 자란 

어예쁜 식물들이 아니고 우리의 발아래  무수히 밟히고 짓이겨진 잡초들이다 " 라는  글귀가 .... 

그렇게 봄은 가장 낮은곳에서 부터 먼저 온다 

 

 

 

 

 

 

오랜만에 걸어보는 중앙체육공원은 

 그모습이 많이  바뀌어 있다 

시설물도 새롭게 생기고  연초록  잔디와  나무 가지 끝에도

봄날의 기운들이 살포시 내려 앉았다 

 

 

몇년전  친정엄마와 걸었던 이곳에는 

인조 잔디가 깔려있다 

국화축제를 하던날 미국에서 나오신 친정엄마와 

이곳 저곳을 둘러보면서 행복해했던 모습들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그때 엄마는 엄청 건강하시고 의욕도 열정도 정열도 

많은  세련된  미국물 먹은 아줌씨 였는데 지금은 

많이 연약해지셨다.  걷는 것도 힘들어 하신다는  미국 동생의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동생의 힘없는 목소리도 귓가를 스치고 지난다 

 

 

 

 

 

산수유꽃도 활짝피었다 

 

 

 

봄까치풀도  서로 잘났다고 

자랑하기 바쁘고 

 

 

 

 

 

냉이꽃도 벌써 피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이 경칩이란다 

내 마음속에도 벌써 봄이 왔다 

올봄은  참 더디게 오는것 같다 

 

 

' 나의 하루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하루  (0) 2021.04.04
서천 동백정에서  (0) 2021.03.23
바닷가에서  (0) 2021.03.01
미움 받을 용기  (0) 2021.02.17
코로나 검사가 벌써 7번째  (0) 2021.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