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보와 리뷰

[스크랩] 자정의 결혼식(열림원) 20

하동댁 2010. 11. 3. 15:16

 

 

 

 

 

 

 

잊혀진 몸의 감각을 일깨우는 세밀하고 단정한 손길

방기되고 소외된 것들을 호명하고 미려하게 생명을 불어넣는

신예작가 한지수의 첫 번째 소설집!

 

 

 

 

 

★ 어떤 책인가?

 

소설가에게 소설집은 하나의 거대한 우주적 질서가 생성되는 공간이다. 그것이 작가에게 첫 번째 소설집이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그것에는 태초의 세계가 잉태되는 순간의 역동적 긴장과 삼엄한 비밀의 풍경이 내재되어 있기 마련이다. 작가의 첫 소설집을 펼쳐 읽는 독자는 태초의 비밀이 노출되는 결정적 장면을 목도할 기회를 갖게 된 자들이며 작가가 창조하는 우주의 첫 장면이 온전히 열리는 공간에 초대된 자들이다. 첫 번째 소설집의 순정함을 우리가 존중하고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자정의 결혼식』은 2006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에 중편 「천사와 미모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신예작가 한지수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한지수는 등단 이후 독자적인 문제의식과 섬세한 언어의 조탁을 통해 신선한 소설 문법을 보여주고 있다. ‘자정에 결혼했다’라는 모호한 문장의 엽서를 보내는 남자와 그를 기억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표제작 「자정의 결혼식」을 비롯해 39년 만에 입을 연 자궁의 이야기를 그린 「배꼽의 기원」 등 한지수 만의 독특한 문학적 감성과 작법을 엿볼 수 있는 일곱 편의 소설을 담았다.

 

비밀의 근원 혹은 생명의 근원으로서

한지수의 말하기

 

한지수는 신진 작가로서는 매우 드물게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는 작가처럼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균형감각이란 묘사와 서사가 서로 길항할 때 힘의 추가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것을 가리키는데, 한지수의 경우 압도적인 주목과 관찰을 통해 얻어진 묘사가 서사적 얼개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도 그 특유의 예리함을 잃지 않고 있다. 그녀가 만들어낸 서사 또한 인간이 타자와 관계를 맺는 다양하면서도 불구적인 형태를 주목하는 동안 시간의 앞쪽으로 나아가는데, 그 과정에서 묘사의 적실한 엄호를 받으면서 매우 안정적인 톤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지수가 노회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녀는 오랫동안 수련한 듯한 노련하고 마뜩한 솜씨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이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 이를테면 뻔하다는 느낌을 안겨주진 않는다. 그녀의 소설은 우리가 신예작가에게 기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새롭다.

일단 한지수의 소설들은 내용과 형식에서 매우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고 있다. 일인칭과 삼인칭 관찰자를 두루 등장시키기도 하고 남자를 화자로 삼기도 하며, 시간을 뭉뚱그리거나 앞뒤를 뒤섞어놓기도 한다. 또한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한국을 아무렇지 않게 뛰어넘는다. 어떤 소설(「미란다 원칙」, 「천사와 미모사」)은 정통적인 리얼리즘의 문법을 보여주기도 하고 어떤 소설(「배꼽의 기원」, 「자정의 결혼식」)은 실험적이고 관념적인 모더니즘의 환상적 문법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형식과 내용의 다양성은, 소재와 형식, 주제의식이 모두 동어반복의 난맥상에 빠져 있는 다른 젊은 작가들의 현실과 비교할 때 매우 고무적이고 격려받아 마땅하다.

한지수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일종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존재들이다. 「미란다 원칙」의 주인공인 ‘나’는 소심한 A형의 성격을 그대로 지닌 채 ‘쥐좆’이란 별명으로 조롱당하던 군 시절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 뒤늦게 혈액형이 O형으로 바뀌고 사회복지사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만 ‘녀석’의 등장과 함께 감춰두었던 비밀은 다시 수면 위로 맥없이 드러난다. 이것은 전혀 ‘나’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지만 끊임없이 ‘나’의 자의식을 괴롭힌다. 마찬가지로 「배꼽의 기원」의 화자인 ‘자궁’ 역시 39년간이나 몸의 주인인 ‘당신’과 한순간도 소통하지 못한 채 지내온 대상이다. 자궁은 끊임없이 당신에게 말을 걸고 “불편한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당신은 자궁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방치한다. 당신이 의도적으로 자궁의 말에 관심을 두지 않고 “한 번도 생명을 품지 않은”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간단없이 당신과의 소통을 원하던 자궁의 존재는, 이를테면 당신도 알지 못하는, 당신을 가장 빼닮은 비밀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미란다 원칙」에서 ‘나’의 비밀이나 「배꼽의 기원」의 ‘자궁’의 비밀 모두 또 다른 생명의 잉태를 기원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란다 원칙」의 ‘나’는 ‘녀석’에 의해 잊고 있었던 기억을 고통스럽게 되살리지만 결국은 ‘녀석’의 죽음과 함께 비밀에 종말을 고한다. ‘녀석’의 죽음은 자못 충격적일 수도 있지만 소심한 성격과는 완전히 결별하고 있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이것은 몸속에 가지고 있는 “피를 갈아버리는” 정도의 놀라운 변화다. 「배꼽의 기원」에서의 ‘자궁’ 역시 몸에 상처가 나기 시작해서야 비로소 몸의 주인과 소통하게 된다. ‘당신’ 역시 자궁이 생명을 잃어가기 시작하면서부터 그제야 ‘자궁’으로 대변되는 삶의 기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자궁’도, 더불어 ‘당신’도 점점 생명을 잃어가지만 ‘당신’은 “자궁을 들어내고 당신 몸에 방부 처리를 하면서 이십 년을 사는 것과, 이대로 일이 년을 사는 것이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지” 고민할 만큼 삶의 근원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보는 것이다. 한지수의 말하기의 원류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지수는 일관되게 잊혀진 것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기억해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감추고 싶은 비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떨쳐버리고 다시 시작하고픈 생명의 기원이 되기도 한다. 한지수는 누구보다 섬세하고 단정한 손길로 이러한 대상들을 놀랍도록 차분하게 그려내고 있다. 나아가는 방기되고 소외된 것들을 처음으로 호명하고 미려하게 숨을 불어넣는다. 한지수가 일군의 비평가들로부터 ‘생명의 부여자’라고 일컬어지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공정하게 소통하기

 

그렇다고 한지수의 소설이 생명의 근원이나 잉태로써의 의미만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한지수의 소설이 더욱 새로운 것은 작품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변지연의 말처럼 “이른바 에코-페미니즘적인 비전을 시사하는 측면”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한지수 소설의 서술 구도가 이른바 ‘여성성’을 강조하는 단순한 페미니즘을 기초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 혹은 여성과 남성의 관습화된 구도를 허무는 놀랍도록 공정한 시선에 있다는 것이다. 「자정의 결혼식」의 주인공인 ‘당신’은 여성이지만 끊임없이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의심한다. 심지어는 “근무 중에도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구석구석 살피며” “행여 남자의 징후라도 발견하게 될까 봐” 마음을 졸인다. 반대로 “대다수 남자들에게서 여성적인 기호를” 어김없이 발견하기도 한다. 이것은 동성애의 혐의가 짙은 설정이기도 하지만 ‘감성돔’처럼 모든 인간이 동일하게 가지는 양성성에 대한 고백이기도 하다. 한지수는 어쩌면 ‘여성’이나 ‘남성’ 따위의 생물학적인 구분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것이 하나의 개체로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무언가로부터 혹은 어딘가로부터 잊혀지고 소외된 것들은 존엄성을 갖지 못한다. 언뜻 보면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의 주인공인 ‘사이란’은 동남아에서 이주해온 다른 여성들과는 다르게 남편인 재석으로부터 인간적인 존중을 받는 것처럼 보인다. 남편인 재석은 사이란과 ‘친구’ 같은 결혼 생활을 유지하며 매사에 관대하다. 하지만 이러한 존중과 관대함이 오히려 사이란을 혼란스럽게 한다. 재석은 간혹 사이란과 관계를 하면서도 “본능 때문에, 미안하다”라는 말을 화대처럼 지불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변지연의 말처럼 “이들의 관계란 어정쩡한 동정과 연민으로 맺어진 모욕적인 관계에 불과했던 셈”이다. 그러나 한지수는 이러한 관계의 묘사에 그치지 않고 여기에 다시 생명의 의지를 부여한다. 태국에서 이주해온 사이란은 어떻게 해서도 ‘한우’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없지만 “한우를 낳고 싶어요”라는 고백을 해오는 것이다. 이처럼 한지수의 소설에 나타나는 주된 세계관은 바로 방기되고 소외된 존재들에 하나하나 눈을 맞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존재하는 어떤 것과도 대화할 수 있다는 공정하고도 사려 깊은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다. 한지수의 소설을 읽다보면 국적과 나이, 사회적인 지위나 관계, 심지어는 남성이나 여성 따위의 성별까지 완벽하게 허물어져 모든 인간이 동등하게 맨살을 드러내는 투명하고도 빛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기억에 남을 만한 문장들

 

“내가 샤워를 오래 하는 날이면 아내는 여지없이 생리를 하는 것이다. 세상의 아내들은 다 생리를 자주 하는지 궁금하다. 이번 달에는 벌써 세 번이나 했으니, 네 번 못하라는 법도 없다. 한 달 내내 생리를 하는 셈이다. 언젠가 참다못한 내가 물컵을 소리 나게 내려놓으며 화를 냈더니, 아내는 그 컵에 다시 물을 따라주면서 조용히 말했다. 정신적인 출혈도 있는 법이에요…… 그러나 아내는 내 머리에서 일어나는 뇌출혈은 전혀 모른다. 게다가 아랫도리에서 일어나는 혈액순환장애는 더 심각하다는 걸, 정말 모른다.”

「천사와 미모사」에서

 

“자궁의 어원이 매트릭스인데, 어머니라는 뜻이죠. 신의 작은 피조물을 키우는 그릇이고, 그래서 무엇보다 소중한 곳이에요. 여자의 본질은 바로 거기에 있다고, 그렇게 말하는 당신의 목소리에 이상한 적의가 묻어 있었다. 곧이어 당신은, 자신의 여성성을 그런 식으로 학대하는 것은 짐승들에게서도 보기 드물다고, 그럴 바에는 차라리 그 자궁을 남에게 줘버리라고, 네 배꼽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게 될 거라고 똑같은 톤으로 숨도 쉬지 않고 으르렁거렸다. 다음 순간, 여학생이 벌떡 일어나더니 당신을 바라보면서 짧게 말했다. 당신 자궁이나 제대로 간수해, 변태. 그리고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고, 뒤이어 당신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배꼽의 기원」에서

 

“그녀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솜땀 같은 맛인가. 시고 매우면서 들척지근하고도 비린? 본능, 본능…… 한동안 본능을 발음하며 지내던 사이란은 어느 날 문득 그 본능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온몸으로 깨달았다. 여우라는 발음보다 한층 격이 있고, 사랑이라는 표현보다 더 궁극적이고 치명적이며, 헌신이라는 말보다도 훨씬 헌신적이라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재석은 또 가끔 고맙다는 말을 했는데, 집에 왔을 때 한결같이 반겨주어서 가슴 한 켠이 늘 따뜻하다고 덧붙였다. 당시의 사이란은 재석의 말을 다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의 음성과 억양, 눈빛과 몸짓만으로도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표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것이 자신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사이란은 차츰 그를 기다리게 되었고, 그래서 감정을 숨기는 방법도 터득하게 되었다. 남편에게 묻고 싶은 말도 있었다. 결혼을 하고서 같이 살지 않아도 되는 건지, 봉사만 하고 다니는 자신에게 왜 돈을 벌어 오라는 요구를 안 하는지, 가구점 일을 돕겠다고 했을 때 거절한 것은 자신의 얼굴에 흐르는 이국적인 촌스러움 때문은 아닌지, 심지어는 그런 자신을 왜 때리지도 않는지……”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에서

 

 

 

 

 

★ 어떤 이야기인가?

 

「미란다 원칙」에는 ‘미란다 원칙’에 의해 몸이 반응하던 여자와 그 여자에 얽힌 두 남자가 등장한다. 어려서부터 ‘착하다’는 말을 귀에 닳도록 들은 ‘나’는 사람들의 기대대로 사회복지사가 된다. 그러던 중 군대 시절 나를 ‘쥐좆’이라 부르며 조롱하던 ‘녀석’이 조직의 중간 보스가 되어 사회봉사 명령을 받고 복지관에 나타난다. 녀석은 나를 알아보지 못한 듯하지만 나는 녀석을 분명히 알아본다. 녀석은 수줍게 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데, 그 여자는 바로 내가 한때 마음을 모두 주었던 여자이기도 하다. 녀석은 나를 기억하지 못한 것 같았지만, 알 듯 모를 듯 기묘한 방법으로 여전히 나를 조롱한다. 지적 장애인들을 데리고 볼링장으로 사회 적응훈련을 나간 어느 날, 녀석은 다운증후군의 만성에 의해 끔찍한 죽임을 당한다. 놀랍게도 만성은 선생님인 나의 사주를 받은 것이라고 울먹이는데……

 

「천사와 미모사」는 필리핀 앙겔레스 시티를 부유하는 한 한국인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한국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필리핀까지 밀려와 후배인 ‘장군’의 중고차 매장을 운영한다. 필리핀에 체류하는 것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현지인들은 ‘워킹비자’를 들먹이며 끊임없이 나에게 ‘떡값’을 요구한다. 그들은 돈만 쥐어주면 ‘천사’로 돌변한다. 하지만 아내는 그곳의 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사업에 실패했을 때도 유일하게 믿어주었던 사람이지만, 이제는 나의 손끝이 닿는 것도 거부한다. 마치 외압이 가해지면 스스로 오므라드는 ‘미모사’ 같다. 그들의 떡값 요구는 점점 더 정도가 심해진다. 장군의 돈으로 매번 상납을 하는 것도 아깝게 느껴질 정도다. 결국 떡값 요구를 거부하다가 수용소에 갇히고 만다. 장군이 석방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웬일인지 이번에는 돈으로도 해결이 쉽지 않은데……

 

「배꼽의 기원」은 자궁암에 걸린 자궁이 풀어내는 이야기다. ‘나’는 39년째 당신과 함께 살아왔지만, 당신이 나의 존재를 인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담사로 일하며 결혼도 하지 않은 당신에게 나와의 결별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의사인 당신의 친구와 당신을 사랑하는 남자는 수술을 권유하지만, 당신은 수술을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지 고민하는데……

 

「이불 개는 남자」의 여자는 소설 공모전 준비를 위해 익숙한 것들과 결별한 채 홀로 모텔의 방 하나를 빌린다. 다만 낮에만 사용하고자 한다. 주인 여자는 마침 밤에만 자고 가는 남자가 있다며 방을 내준다. 그때부터 남자와 여자는 알 수 없는 동거에 들어간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찾은 곳이지만, 이불을 동그랗게 말아놓는 남자의 흔적은 묘한 호기심을 자아내는데……

 

「자정의 결혼식」의 여자는 광고 포스터에 끌려 그림 전시회장을 찾는다. 여자는 유독 결혼식 그림에 눈길이 머물고, 여행사에서 일하면서도 신혼부부의 신부에게 마음이 머문다. 전시회장에서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진 여자는 직원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한다. 순간 남자와 함께 밤을 보냈던 누에를 키우는 방이 겹쳐진다. 남자는 지금 긴 여행을 떠났고, 몇 달 만에 모호한 내용의 엽서를 보낸다. ‘자정에 결혼했다……’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의 사이란은 태국에서 재석에게 시집을 온다. 둘은 서로 다른 공간에서 생활하지만, 재석은 사이란에게 더없이 친절하다. 사이란은 산후 도우미로 태국에서 시집온 산모들을 도와주지만, 그들 대부분은 사이란과는 다르게 불행하다. 사이란은 재석이 자신에게 친절하다는 것이 오히려 의문스러운데……

 

「페르마타」의 치과의사인 ‘나’는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다. 한번은 심박동이 제어할 수 없을 만큼 빨라져 구급차에 실려 간 적도 있다. 나는 의대에 진학하고 병원을 개업하기까지 쉴 새 없이 달려왔지만, 여전히 아내로부터 사회 부적응자 취급을 받는다. 그러던 중 문득 주차장에서 녹이 슬고 있는 자신의 차를 보자 느닷없이 열정이 솟구쳐 오르는데……

 

 

★ 작가 한지수는?

 

1967년 경기도 평택에서 태어났고, 한신대 국문과와 한신대 문예창작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명지대 문창과에 재학 중이다. 2006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 중·단편소설 부문에 중편 「천사와 미모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후 독자적인 문제의식과 섬세한 언어의 조탁을 통해 신선한 소설 문법을 보여주고 있다.

 

 

   

★ 차례

 

미란다 원칙

천사와 미모사

배꼽의 기원

이불 개는 남자

자정의 결혼식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

페르마타

 

작품 해설(기원으로서의 몸, 잔혹한 혹은 애틋한)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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