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겨자 먹기로 시작한 육 개월 임시 계약직일이 어제부로 끝이 났다. 마지막 물청소를 끝내고 오피가 우리 모두에게 말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이 도와주셔서 올해 목표도 초과 달성했고 그 어느 해보다 생산량이 좋얐습니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꾸벅 인사를 했다. 나는 드디어 두툼한 빨간 코팅장갑을 벗고 그 안에 낀 속장 갑도 벗어 쓰레기통에 쿡처박았다 " 안녕 ~~~~ " 돌아서서 계단을 내려오는데 시야가 흐려졌다. 맘고생을 많이 한 직장이었다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는 최고 선임 유능한 사원에서 어느 한순간 용역회사의 가장 초보 계약직 사원이 되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심야에 일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숙련공 보통 몇 년씩 일을 계속한 사원들이라서 그 속에 끼어 신입사원이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 언니 왜 그렇게 머리가 안 따라가 줘요? " " 일을 못하면 머리라도 잘 돌아가야지 "
" 언니 일 같이 못하겠어요 이사한테 바꿔달라고 할 거예요 "
모두들 나와 같이 일하면서 힘들어했다. 그 원망의 소리를 다 참아내야 했다. 만약 이 회사에서 못 버티면 난 다른 직장에서도 적응 부 적격자가 되는 것이다. 울면서 하루하루를 견뎌야했다. 이외수 작가의 말처럼 "존버 정신 "으로...
그리고 육 개월 날 힘들게 했던 언니와 동생들 모두 좋은 사이가 되었다. 미운 정부터 들기 시작해서 마무리는 고운 정으로 끝을 맺었다. 모두들 열심히 사는 동료들이다. 남들 자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벌자고 심야만 하면서 잠 놈과 싸워가며 졸음을 이기고 용기를 넣고 내 컵을 넣고 뚜껑을 닫고 설거지 (?) 도 하고 마사지 (?)도 하면서...( 물론 이 말들은 물먹는 하마의 작업 과정 중의 용어 들이다 ) 열심히 산 업 현장의 역군들이다. 나의 직장동료들 모두 사랑하고 존경한다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나도 얼싸안고 반가워할 것이다. 그들의 앞길에 행복만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난 이제 이백수가 오 백수 인가!!! 오십의 나이에 백수가 되었으니까 나름 평생 처음 타 먹는 실업급여와 8개월이라는 내게 주어진 시간 어떻게 보내야 가장 보람되게 보낼 것인지...
일단 가고 싶었던 제주도와 울릉도도 가고 딸들이랑 해외여행도 가고 직장 생활하느라고 못 누렸던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 이경희 두려워마라 가지 못한 그 길에 또 다른 도전이 기다릴 것이다. 저문을 열고 들어가기만 하면...
한발 두려움 없이 거침없이 회사문을 향해 내딛는다. 열심히 일한 그대여 떠나라 광고 멘트처럼....
[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일을 시작한 물먹는 하마 제조 회사인 옥시에서 6개월 단기 계약직 사원을 마친 날 적었던 일기다. 몇 년이 흐른 지금 다시금 읽게 되었다. 이런 시절도 있었는데 난 지금 노년의 행복을 만끽하면서 살고 있다. 그날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서 행복한 노년의 삶을 사는 것이다. 잘 버티어낸 내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실업급여를 받는동안 난 요양보호사 공부를 시작하였고 제 2 의 인생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목련실에서 함께 일하는 띠동갑 후배에게 난 말해주고 싶다 삶은 그렇게 녹녹한 것만은 아니라고 .... 이런 날들이 쌓여 우리네 인생이 되는 거라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