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

오늘의 일기

하동댁 2019. 4. 9. 21:59

 

 

 




 야간 근무후 집에서 한숨 자고

사랑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다.

지난번 걸었던 그 코스대로 ....

행길을 건너기전  아파트 앞 도로변에 핀

벚꽃이 바람에 못이겨 떨어지고 있다. 꽃잎이 날린다

작고 여린 꽃잎들이 바닥으로 쏟아진다

꽃비가 내린다

때를 맞추어  봄비도 내린다

꽃비인지 봄비인지 ...

바닥에 떨어진 벚꽃을  살포시 밟으며

나와 사랑이가 걷는다.

먼곳에서 검정색 큰개가 사랑이를 보더니 댑다 달려온다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반가움의 표시이건만

난  무서워서 얼릉 우리 사랑이를 안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은색 큰개는 계속 우리만 따라온다.

다시 사랑이를 내려 놓아본다

우람한 체격의 검은개는 사랑이를 보자 달려들어

물을려는 기세   무서워 줄을 당겨 사랑이를 안았다.

우리 사랑이를 해코지 하려는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난 사랑이를 바닥에 내려놓을수가 없는것일까

세나개의 강현욱씨 처럼  개와 내가 교감을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저 큰개를 믿지 못하기 때문일것이다.

하물며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도 믿음이 깨지면

그를 신뢰할수 없게된다.

그런데  끝까지 믿고 싶은 경우의 수도 발생한다. 내가 그랬다.

남들 눈에 보이는 것이 내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남들은 모두 다 잘아봤는데 나는 믿고자 하는 맘이

진실을 덮어버렸다. 이미 지나간 오래된일 ...

그일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

불현듯 불숙 불숙 나의 미련한 과거의 행적들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가 뱀의 혀처럼 쑥내밀고 나를 감시하기 시작한다.

잊지 말라고 ...  이 세상에서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라고 ... 조심하라고 ....

그럼에도  난 잘 잊는다.  사람을 믿고 싶어진다

 고개를 들고  먼곳을 바라본다

그래  다 지난 일이여 ....

난 잘살고 있어  잊어 잊어야지



 


배농장을 지나 한참을 걸어 들어가니

봄나물을 캐러 오신 아주머니 두분이 보인다

고사리와 쑥을 캐고 계신다

쑥도 많이 캐셨고  고사리도 지금 막 순이 올라오는

어린 고사리들을  한주먹 뜯었다고 자랑하신다

나는 혼밥을 먹기에 그런 먹거리 장만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대충 누룽지 푹푹 끓여서  신김치 한조각 올려서 먹으면 그만이다. 

오늘 점심도 누룽밥  후닥 먹고 나왔다

사랑이와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얼만큼 왔을까   넓고 푸른 밭이 보인다

자세히 가서 보니 냉이꽃밭이다.

" 세상에 이렇게 넓은 냉이밭이 있었네 "

사랑이를 풀어 놓으니 풀짝 풀짝 뛰면서 난리가 났다.

그래 이곳이 너의 놀이터여 ~~~~

나도 뛰고 사랑이도 뛰고

넓은 냉이밭에서 춤을 춘다.




맞은편 큰 나무 한그루가 무심하게 나를 바라본다.

애구머니나 하면서 ....

" 그대 뭐하시는가 비오는날  날궂이 하시는가 "

" 너 이름은 뭐니 ? "



 

오는둥 마는둥 하던 비가 그쳤다

지난번 보았던 배농장에 이화가 피기 시작했다

농장주인의 손길이 바쁘다

꽃들이 주인장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쑥쑥 피어나고있다

나중에 배 사러 와야지 가까운 곳이니까


 



 

이화가 피기 시작했다.

배농장 넘어로 벚꽃이 무성하다

저곳도 다녀오고 싶은데 오늘은 꾸물꾸물한 날씨탓을 하면서

걷지 않고  바라만본다

아마도 일주일 사이에 이곳에는 이화가 만발하겠지 

그때 다시 와야지  사랑이랑 ....

이화가 필때쯤이면 벚꽃은 질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운자샘이 주신 헌옷을 정리해두었다

내일은 검정색 바바리를 입고 가야지

단추가 넘 화려하다.

한쪽의 단추를 모두 제거했다 좀 심플해보인다.  

난 옷에 신경을 많이 안쓴다 대충 입고 다닌다

아무리 비싼옷을 입어도 항상 싼티 나는 옷으로

만들어 버리는 내 몸매 덕에 난 옷을 안사입는 편이다

누군가 준 옷을 입거나  딸들이 못입는다는 옷을 내가

어구적 어구적  소매 접어 놓고  바지는 잘라서 입는다

내 스타일 이라는 것이 없다

여름에는 시원하면 그만이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입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단순하다.  복잡한  생각은 안하고 산다.

오늘 또 하루가  시작이다

오늘은 어떤 모습일까  누구랑 일하지

재미있게 일해야지  웃으면서 사랑하면서 ...

내가 주어진 이 하루 값지게  사용해야지

화안내고  남 상처 안주고  항상 하하 호호 하면서

그렇게 하루를 보내야지  





오늘 아침도 누룽지 한그릇이다.

신김치에 와 삭힌 고추 무우 짱아지

이정도면 황후의 밥상이다 

누룽지에 신김치 한조각 손으로 쭉찢어서 얹어먹는맛 

그맛이 최고다 

정숙샘이 주신 김장김치는 내가 먹어본 김치중 

가장 맛있다  올겨울 내내 그녀가 준 큰 김치통 한통 

내가 아끼고 아끼면서 먹었다 

거의 다 먹어간다 

그녀가 다 먹으면 말하라고 했는데 

염치없어서 말할수가 없다 

그냥 말해볼까  !!!!   정말 맛있다 그녀의 김장김치 !!! 



' 나의 하루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요리 먹던날   (0) 2019.05.02
익산 삼일교회 십자가 전시회   (0) 2019.04.23
오늘의 일기   (0) 2019.04.03
오늘의 일기  (0) 2019.03.23
오늘의 일기   (0) 2019.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