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에 왔었던 소매물도를
송운 산악회 따라서 다시 왔다
자연은 항상 그대로 있고
나와 함께 오는 사람들만 바뀐것이다.
바다를 바라 보면서
내내 내 머리속에서는 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이생진 시인이 생각났다
그가 사랑했던 성산포의 앞바다가 아니여도
그래도 좋다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있다
미운 우리새끼에서 나온
승리와 수홍이가 감탄하던
인도양의 푸른 바다가 아니여도 좋다
비록 물이 빠져야 들어갈수 있는
작은섬의 등대를 본다 할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작은섬 소매물도의 풍경에 매료된다
하물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 좋은 것은 말할것이 없다
그렇게 딱 하루 섬에 들어갔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속에서 어둠속으로 고이는 빛이
마침내 밝히는 여명
스스로 자신을 포기하자는 자가 얻는
충족이 거기 있다
사는 일이 슬프고 외롭거든
바닷가 가물가물 멀리 떠 있는 섬을 보아라
홀로 견디는 것은 순결한 것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다운 것
스스로 자신을 감내하는 자의 의지가 거기있다
바닷가에서 (오세영 )
나는 떼어놓을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소주를 마셨다
이 소매물도 앞바다가
내게는 그리운 성산포이고
슬품을 모두 바다주는 바다다.
작년 10월에 와서 앉았던 그 바위에
다시 앉아서 바다를 바라본다
" 동호 오라버니 여기 풍경이 멋있어요 이리로 내려 오세요 "
" 위험해 조심해 "
해삼 한토막에 소주 두잔
이 죽일놈의 고독은 취하지도 않고
여행은 돌아오기 위한 과정이라고 한다
내가 있는 이곳이 얼마나 아늑한 곳인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늦은밤 난 작은 거실 쇼파에서
세상 가장 편한 자세로 잠이 들었다
성시경의 깊고 푸른 바다 노래를 이어폰으로 들으면서
꿈속에서 나는 푸른 바다 속으로 유유히
헤엄 치면서 떠돌아 다니는 작고 오동통한
자리 한마리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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