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만 시

다시 산에와서 -나태주 -

하동댁 2017. 12. 13. 21:37

 

 

 

 

 

세상에 그 흔한 눈물

세상에 그 많은 이별들을

내 모두 졸업하게 되는 날

산으로 다시 와

정정한 소나무 아래 터를 잡고

둥그런 무덤으로 누워

억새풀이나 기르며

솔바람 소리나 들으며 앉아 있으리

 

 

 

내 이승에서 빚진 마음들을 모두 갚게 되는날

너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백발로 졸업하게 되는 날

갈꽃 핀 등성이 너머

네가 웃으며 내게 온다 해도

하나도 마음 설레일 것  없고

하나도 네게 들려줄 얘기  이제 내게 없으니

너를 안다고도

또 모른다고도

숫제 말하지 않으리

 

그 세상에 흔한 이별이며 눈물

그리고 밤마다 오는 불면들을

내 모두  졸업하게 되는 날

산에 다시 와서

싱그런 나무를 옆에

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하늘의 천둥이며 번개들을  이웃하여

떼강물로 울음 우는 벌레들의 밤을 싫다하지 않으리

푸르디 푸른 솔바람 소리나 외우고  있으리

 

 

- 나태주의 (다시 산에 와서 ) 중 발췌

 

나죽으면  수목장 하라고 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