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꽃나락
봄이 와도 아직은 다 봄이 아닌 날
지난 겨우내 안으로 안으로만 모아둔 햇살
폭죽처럼 터뜨리며 피어난
노란 산수유꽃 널 보며 마음 처연하다
가을날의 들판에 툭툭 불거진 가재눈 같은
시름 많은 이 나라 햇나락
봄이 와도 다 봄이 아닌 날
산자락에 들녘에 어느 어느 이웃집 마당 한켠
추수 무렵 넋놓은 논배미의 살풍경 같은
햇나락 같은 노란 네 꽃 열매
그리 붉어도 시큼한 까닭
알겠어 산수유꽃
박남준 시집 <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 중에서...
출처 : 박남준 詩人의 악양편지
글쓴이 : 이현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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