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긴 시를...ㅎ
최고로 연습을 많이 하셨다고 하던데... 고생하셨습니다~!!ㅎ
겸손한 시간
박남준
산처럼 높고 깊었는지
시작과 끝을 모르는 강물은 흐르고 있었던가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들
거미들도 허공에 지어 올린 집을 거두고
땅으로 혹은 윤회의 양식과 거름으로
이생을 마치겠지
돌아갈 것이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거미와 파란 하늘을 딛고
바튼 기침 같은 말들이 일어서다
스러졌다 홀연히
생각들은 수면에 앉은 빗방울처럼 스며서 경계를 지운다
오래 들여다보면, 기울여보면
모습과 풍경을 일으킨
수고로운 땀방울들이 건너와서
소금가마처럼 겨드랑이가 젖어오고
확- 뜨거워진다
누군가 새벽처럼 일어나 푸른 길을 닦는다
그리하여 지금은 조금쯤
겨우 조금쯤 겸손해지는 나이
2015년 9월 5일 '박남준 시인 등단 30주년 북콘서트'
- [중독자] 시집(2015) 에서
출처 : 박남준 詩人의 악양편지
글쓴이 : 청명한 가을(백미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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